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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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의사협회 “한의사 2년 추가 교육 후 의사로… 의사 부족 조기 해결 가능” 주장

의료계, ‘냉소’ “수의사·간호사도 의사로”

의대 증원에 반발하는 전공의들의 집단행동으로 의사 공백이 7개월 넘게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한의사 2년 추가교육을 통해 의사 부족 문제를 조기 해결할 수 있다는 주장이 나왔다.

 

대한한의사협회는 30일 ‘한의사 추가교육을 통한 양의사 부족 문제 해결 방안’을 주제로 간담회를 열고 “계속되는 의정갈등 속에서 한의사에게 추가 교육을 실시해 의사 인력을 조기에 배출하고, 의대정원 증가폭을 줄일 수 있다”고 밝혔다.

 

윤성찬 대한한의사협회 회장이 30일 서울 여의도 한 식당에서 열린 대한한의사협회 기자회견에서 한의사 추가 교육을 통한 의사 부족 조기 해결방안에 대해 발표하고 있다. 연합뉴스

한의사협회는 특히 공공의료분야 의사수급난 조기 해결을 위한 한의사 활용 방안으로 지역·공공·필수 의료 한정으로 의사 면허제도를 신설할 것을 제안했다. 한의사들이 2년의 추가교육을 통해 의사 면허로 전환한 후 의사가 부족한 지역공공의료기관에 의무 투입하는 것을 골자로 한다.

 

한의사협회는 지난해 공공의료기관 의사 수는 2427명(기관당 10.9명) 부족했다면서 “현재 의사 부족문제가 심각한 상황에 2025년 의대 정원 증원에 따른 수업 거부, 전공의 파업 등으로 2025년에는 배출되는 의사 수는 대폭 감소하고, 의사 수급은 더 어려워질 것”이라고 지적하고 “2025년 의대 정원을 늘려도 6~14년 뒤에야 그 효과를 거둘 수 있어 당장 의사 수급난을 해결하는 방안이 되지 못한다”고 했다.

 

한의사협회는 “한의과대학과 의과대학의 교육 커리큘럼이 75% 유사하다”며 “한의사에게 2년 추가 교육을 통해 의사 면허를 부여한다면 빠른 의사 수급이 가능하다”고 주장했다. 

 

국내 한의대 졸업생이 우즈베키스탄 타슈켄트 국립의과대학 본과 3학년에 편입한 사례와 러시아에서는 한의대 학위를 현지 의대 학위(6년제)로 인정하고 있다고 했다.

 

특히 대만은 2012년까지 8년제 중·서의 이중전공과정을 운영하고 있으며, 2013년부터 1년 단축해 7년 교육과정의 이중전공과정을 운영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중의학교육 5년 외 2년의 서양의학 교육 이수 시 의사 면허시험 응시 자격을 주고 있다는 것이다.

 

아울러 통상 의과대학(6년), 전문의(5년), 군의관 or 공보의 복무(3년) 등을 거치는데, 한의사에 대한 추가교육 2년으로 의대 교육을 대체해 최소 4년을 단축 시킬 수 있다는 것이다.

 

2년간 추가 교육을 받은 한의사를 계약형 필수의사제와 유사한 공공의료기관 근무 및 필수의료에 종사하도록 한정하는 의사 제도를 추진하자는 제안도 내놨다.

 

계약형 필수의사제는 지방자치단체가 전문의와 5∼10년 근속계약을 맺고 지방에서 장기간 근무시 월 400만원의 지역근무수당과 정주 여건 개선, 해외연수 기회 등을 제공하는 제도다. 2025년 4개 지역에서 8개 진료과목 전문의 500여명을 선발하는 시범사업을 시행하고 2027년 본사업에서 의대생으로 대상을 확대할 예정이다.

 

한의사협회는 한의사 대상 ‘지역 공공 필수 한정의사 제도’ 계획안으로 필수의료과목 수료 및 공공의료기관 의무 투입을 전제로 선발하되 △교육 기간 2년 △교육 규모 연간 300∼500명 △시행 기간 5개년도 우선 시행 후 향후 지속 여부 등 결정 △교육 기관 의과대학, 한의과대학이 모두 개설된 5개 학교 △국시 통과 후 의사면허 부여 △응급의학과·소아과·외과 등 필수의료과목 전문의 과정 수료 후 공공의료기관 의무 진료, 필요시 공공의료기관 즉시 투입 등 구체적인 제안 내용도 공개했다.

 

의과대학, 한의과대학이 모두 개설된 학교는 경희대, 원광대, 동국대, 가천대, 부산대 등이다.

 

한의사협회는 “의대 정원 확대로 의사를 충원하기 위해선 적어도 6년~14년(군복무 고려 시 최대 14년)이 필요하지만, 한의사를 활용할 경우 최대 2년의 추가교육으로 4년~7년을 앞당겨 의사 수급난 조기 해소가 가능하다”며 “특히 의대 정원 증원에 따른 의사 공급 대비 조기에 의사 부족을 일정 부분 해소함으로써 의대 정원 증가 폭을 500명 대비 그 이상 줄일 수 있을 것으로 예측된다”고 했다. 이어 “이는 양방의료계-정부 간 원만한 사회적 합의를 이끌어 내는 방안이 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덧붙였다.

 

의료계는 이에 대해 “수의사나 간호사들도 추가 교육을 통해 의사를 만들라”며 냉소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다. 의사들은 “한방 의사들에 대한 의료소송 대란이 일어날 것”이라거나 “한의사 출신 의사가 배출된다면 역시 피부·미용·통증 시장으로 유입될 것이고 바이탈을 하지는 않을 것”이라는 등 부정적인 반응을 내놓고 있다.


정재영 기자 sisleyj@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