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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죗값서 ‘음주운전’ 빠진 김호중에 구형된 형량은?

음주 뺑소니 트로트 가수 김호중, 30일 결심 공판
검찰 “조직적 사법방해 행위로 국민적 공분 야기”
음주 시인했지만 기소 과정서 음주운전 혐의 빠져

검찰이 ‘음주 뺑소니’ 혐의로 구속기소 된 트로트 가수 김호중(33)에게 징역 3년6개월을 구형했다.

 

검찰은 30일 서울중앙지법 형사26단독 최민혜 판사 심리로 열린 김호중의 특정 범죄 가중 처벌법상 위험운전치상·도주치상, 도로교통법상 사고 후 미조치 등 혐의 결심 공판에서 징역 3년6개월을 선고해달라고 재판부에 요청했다. 함께 재판에 넘겨진 소속사 이 모 대표와 전 모 본부장에게는 각각 징역 3년, 매니저 장 모 씨에게는 징역 1년을 구형했다.

가수 김호중(왼쪽)과 지난 5월 9일 강남 압구정 도로에서 발생한 사고 장면. 생각엔터테인먼트·SBS 뉴스 화면 캡처

검찰은 “과실이 중하고 조직적으로 사법방해 행위를 해 국민적 공분을 일으켰다”고 구형 이유를 밝혔다.

 

김호중은 지난 5월 9일 오후 11시 44분쯤 서울 강남구 압구정 도로에서 음주 상태로 운전하다 택시와 접촉 사고를 내고 도주한 혐의를 받는다. 택시 기사는 전치 2주 진단을 받았다.

 

도주 후 김호중은 소속사 직원에게 허위 자수를 종용하고 자신의 휴대전화 3대를 압수한 경찰에게 비밀번호를 제공하지 않는 등 여러 차례 범행을 숨기려 했다.

 

소속사 이 대표와 전 모 본부장은 사고 은폐를 위해 매니저 장씨에게 대리 자수를 지시한 혐의를 받는다. 이 대표에게는 김호중이 사용한 승용차의 블랙박스 저장장치를 제거하라고 장씨에게 지시한 혐의가, 전 본부장에게는 블랙박스 메모리 카드를 제거한 혐의와 술에 취한 장씨에게 사고 차 열쇠를 건네고 장씨가 운전하는 차에 동승한 혐의가 적용됐다.

 

다만 김호중이 음주 사실을 시인했음에도 음주운전 혐의는 제외됐다. 검찰은 “당시 김 씨가 시간 간격을 두고 여러 차례 술을 마신 점을 고려했을 때 역추산 계산만으로 음주 수치를 특정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가수 김호중이 지난 5월 24일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위험운전치상·도주치상, 도로교통법상 사고후 미조치, 범인도피방조 혐의로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구속 전 피의사 심문(영장실질심사)에 출석하는 모습. 뉴스1

이는 위드마크 공식만으로 재판에서 음주운전을 인정받기 어렵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위드마크 공식은 마신 술의 농도, 음주량, 체중, 성별 등을 고려해 시간 경과에 따른 혈중알코올농도를 역추산하는 수사 기법이다.

 

전날 술을 마신 뒤 차량을 몰다가 사고를 낸 50대 남성이 재판에 넘겨졌으나 무죄를 선고받는 일도 있었다. 인천지법 형사11단독 김샛별 판사는 도로교통법상 음주운전과 사고후미조치 혐의로 기소된 A(51)씨에게 무죄를 선고했다고 29일 밝혔다.

 

A씨는 지난해 5월2일 오후 10시쯤 인천시 부평구 도로에서 술을 마신 상태로 3m가량 승용차를 운전한 혐의로 기소됐다. 그는 당시 승용차를 몰다가 주차 중인 승합차를 들이받고도 차량을 방치한 채 현장을 이탈한 혐의도 받는다.

지난 5월 9일 서울 강남구 압구정동 한 도로에서 김호중씨가 운전하던 승용차가 사고를 일으키는 모습. 채널A 보도화면 캡처

사고 이후 수사에 나선 경찰은 당시 A씨가 술을 마신 주점 내부 폐쇄회로(CC)TV 영상과 그의 체중을 토대로 위드마크 공식에 따라 운전 당시 그의 혈중알코올농도가 면허 정지 수치인 0.065%였다고 결론을 내렸다.

 

그러나 김 판사는 “위드마크 적용 공식의 근거가 된 피고인의 체중도 사건 발생 후 3개월이 지난 시점에서야 측정됐다”며 제출된 증거만으로 A씨가 음주했다는 것이 입증되지 않았다고 판시했다.


윤준호 기자 sherpa@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