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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밸류업지수 실시간 제공 첫날 성적은 2.8% 하락

큰 기대 안고 출발했지만… 992.13 마감

1월2일 1000 기준점… 시총 변화 반영
반도체 종목 부진에 코스피보다 낙폭 커

거래소, 종목 선정 논란에 연내 변경 밝혀
상장사들 속속 밸류업 공시 예고 줄이어
KB·하나금융 등 금융주 편입 기대감도
증권가 “11월 ETF 출시 전 재구성” 관측

국내 주식시장 부양을 위한 ‘코리아 밸류업 지수’가 투자자에게 실시간으로 처음 제공된 30일 성적은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밸류업 지수에서 비중을 크게 차지하는 반도체 등 정보산업 종목이 부진하면서 코스피 대비 하락률이 높았다. 한국거래소가 밸류업 지수 종목을 연내 변경할 수 있다고 발표하면서 증시 안팎에선 어떤 종목이 추가될지에 대한 관심도 커지고 있다.

코스피와 코스닥이 동반 하락한 30일 오후 서울 중구 하나은행 본점 딜링룸의 모니터에 이날 거래를 마친 코스피. 원/달러, 코스닥 지수가 표시돼 있다. 이날 코스피는 전 거래일보다 56.51포인트(2.13%) 내린 2,593.27로 마감됐다. 코스닥 지수는 전장 대비 10.61 포인트(1.37%) 내린 763.88로 장을 마쳤다. 원/달러 환율은 10.8원 내린 1,307.8원을 기록해 1월 초 이후 최저 가격을 기록했다. 연합뉴스

◆밸류업 지수 실시간 공개 첫날 성적은?

 

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코리아 밸류업 지수는 전날 대비 2.80% 하락한 992.13으로 장을 마감했다. 이날 처음 실시간으로 제공된 밸류업 지수는 올해 1월2일(1000)을 기준점으로 잡고 구성 종목의 유동 시가총액 변화를 반영한다. 지수의 상위 비중을 차지하는 삼성전자(-4.21%), SK하이닉스(-5.01%), 현대차(-4.13%) 등이 줄줄이 하락하면서 2.13% 하락한 코스피와 1.37% 하락한 코스닥에 비해 충격이 컸다.

 

밸류업 지수를 구성하는 100개 종목 중 이날 상승을 기록한 종목은 19개에 그쳤다. 엘앤씨바이오(+3.53%), 두산테스나(+2.98%), 메디톡스(+2.67%), 넥스틴(+2.34%) 등 코스닥 시장의 중소형주 위주로 강세를 보였다. 코스피 시장에서도 HD현대일렉트릭(+3.13%), 현대엘리베이터(+3.06%), 한미약품(+2.55%) 등 중소형주 위주 상승률이 높았다.

 

밸류업 지수 종목이 발표된 지난 24일 이후 변동폭을 살펴보면 밸류업 지수와 코스닥 지수가 각각 0.45% 하락해 코스피 지수(-1.50%)보다 하락폭이 작았다.

◆연내 어떤 종목 추가될까

 

거래소가 밸류업 지수 종목 선정 논란에 연내 종목을 변경할 수 있다고 밝히자 어떤 종목이 추가로 편입될지 다양한 관측이 나돌았다. 밸류업 공시를 조기 완료한 상장사는 특례 편입도 다시 노려볼 수 있는 만큼 기업들의 공시 예고도 잇따랐다.

 

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기준 14개 기업이 밸류업 공시를 완료했고, 30개 기업은 밸류업 공시를 예고한 상태다. 이번에 지수에 담기지 않아 논란이 된 KB금융과 하나금융지주도 밸류업 공시를 예고했다. JB금융지주가 지난 24일, 롯데렌탈이 27일 각각 밸류업 공시를 마쳤다. 애경케미칼, AK홀딩스, 제주항공, 애경산업은 지난 26일 밸류업 예고 공시를 냈다.

 

대형 은행주인 신한지주와 우리금융지주가 밸류업 조기 공시 특례를 받아 지수에 편입된 만큼 금융주가 추가로 편입될 수 있다는 기대감이 큰 상황이다.

 

김종영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기업가치 개선 예고 또는 기업가치 개선(밸류업) 공시에도 밸류업 지수에 미포함된 시가총액 상위 종목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며 “금융지주사들도 대거 편입될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김동원 KB증권 리서치본부장도 “금융주는 향후 (밸류업 지수) 편입을 위해 시장 기대치를 상회하는 주주환원 의지를 보일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금융권이 11월 밸류업 지수를 기초로 한 상장지수펀드(ETF) 상품 출시를 준비하고 있는 만큼 종목 변경은 그 전에 이뤄질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한 자산운용사 관계자는 “기초지수가 있는 ETF 상품화에는 시간이 오래 걸리지 않는다”면서도 “정기 리밸런싱(종목 조정)이 보통 전기나 분기에 한 번씩 있는데, 만일 12월에 변경되면 한 달 만에 리밸런싱은 어려워진다”고 밝혔다. 이어 “이에 따라 11월 내 종목 변경이 이뤄지거나 그게 어렵다면 ETF 출시 일정이 함께 미뤄질 가능성이 있다”고 덧붙였다.


안승진 기자 prodo@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