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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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통화 당사자에 위증 종용 여부 관건

검사 사칭 사건 위증교사 쟁점은

11월 1심 선고를 앞둔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의 위증교사 사건은 이 대표가 거짓 증언을 종용한 것으로 볼 수 있는지가 관건이다. 이 사건은 이 대표의 4개 재판 중 비교적 단순한 편에 속하는 만큼 2027년 차기 대선 전에 대법원에서 유무죄가 확정될 수도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서울중앙지법 형사33부(재판장 김동현)는 30일 이 대표의 위증교사 혐의 사건의 변론을 종결했다. 지난해 10월 기소 이후 약 1년 만이다. 이 사건은 이 대표가 2019년 2월 자신의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 재판에서 증인으로 출석한 김병량 전 성남시장의 수행비서였던 김진성씨에게 위증을 종용했는지가 쟁점이다. 당시 이 대표는 2002년 검사 사칭 사건으로 벌금형을 선고받았는데, 2018년 경기도지사 선거에 출마해 이 사건에 대해 “누명을 썼다”고 말해 허위사실을 공표한 혐의로 기소됐다. 검찰은 이 대표가 무죄를 받기 위해 김씨에게 전화를 걸어 위증을 요구했다고 보고 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30일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검사 사칭 위증교사 혐의' 결심 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뉴시스

이 대표 측은 검찰이 주요 증거인 통화 녹취록을 악의적으로 편집해 억지 기소했다는 입장이다. 이 대표는 재판에 출석하며 “검찰이 (김씨에게 있는 대로 얘기해 달라는) 내용을 다 빼고 짜깁기해 위증을 교사했다고 한 것”이라며 “이런 식으로 법을 왜곡하는 것은 범죄행위이고 친위 쿠데타”라고 비판했다. 이날 진행된 피고인 신문에서도 이 대표는 “‘(김씨에게) 직접 경험한 것을 들었다고 해주면 되지’라고 말한 것일 뿐”이라며 없는 사실을 말하라고 요구한 것이 아니라고 했다.

 

이 사건은 내용이 간단하고 위증 당사자인 김씨가 사실관계 대부분을 시인하고 있어 검찰의 공소제기 때부터 오랜 시간이 소요되지 않을 것이란 예측이 나왔다. 법원은 지난해 9월 이 대표에 대한 구속영장을 기각하면서도 이 혐의에 대해 “소명되는 것으로 보인다”고 판단한 바 있다.

 

이 대표는 공직선거법 위반, 대장동·백현동·위례신도시 개발비리 및 성남FC 불법 후원금 의혹 사건으로도 서울중앙지법에서 재판을 받고 있다. 아직 정식 재판이 열리지 않았지만 수원지법에서 심리하는 쌍방울 대북 송금 의혹 사건도 있다.

 

위증교사 사건에 앞서 9월20일 결심공판이 진행된 공직선거법 위반 사건은 11월15일 1심 선고가 나온다. 선거법 사건은 대선 후보였던 이 대표가 2021년 12월 SBS 뉴스에 나와 ‘성남도시개발공사 직원 김문기씨를 알지 못한다’고 말한 내용을 골자로 한다. 검찰은 이 발언과 같은 해 경기도 국정감사에서 한 한국식품연구원 부지 관련 발언이 허위였다고 보고 이 대표를 기소했다.

 

공직선거법상 위증교사 같은 일반 형사사건에서 금고형 이상이 확정되면 다음 대선 출마가 불가능하다. 선거법 사건에서는 100만원 이상의 벌금만 확정돼도 향후 5년간 피선거권이 제한된다.


이종민 기자 jngmn@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