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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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년 상반기까지 대출 규제·금리인하 여부 핵심 변수” [심층기획-금리 결정 D-11… 주택시장 양극화 향배는]

전문가들 아파트 시장 전망

“공급 부족·전셋값 상승세 호가 견인
매수자는 대출 규제 부담 피로감 커
지방시장은 상반기 분위기 유지할 듯”

올해 4분기와 내년 상반기 주택시장에서는 대출 규제와 금리 인하 여부가 핵심 변수가 될 전망이다. 전문가들은 서울·수도권 아파트 시장의 경우 대출 규제 강화 등으로 숨 고르기에 들어간 가운데 상승 여력은 남아 있다고 평가했다. 지방은 여전한 미분양 문제 등으로 대체로 올해 상반기와 유사한 흐름이 이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30일 김인만부동산경제연구소의 김인만 소장은 “(현재 서울·수도권 시장은) 집주인들은 호가를 올리고, 매수자들의 문의는 뜸한 상황”이라며 “양쪽이 팽팽하다”고 짚었다.

김인만 소장(왼쪽부터), 김은선 랩장, 권일 팀장, 최영상 연구위원, 함영진 랩장

집주인은 시장의 공급 부족 우려 및 전셋값 상승세 등으로 호가를 밀어올리는 반면, 매수자들은 최근 가격 급등에 대한 피로감과 대출 규제에 부담을 느끼는 상황이란 것이다.

김은선 직방 빅데이터랩실 랩장은 “수도권 아파트 매매시장은 혼조세가 예상된다”고 말했다. 그는 “다만 이후 전셋값 상승과 공급 부족 등이 지속한다면 다시 매매 전환 수요가 늘어나면서 결국 서울 아파트값은 상승할 여력이 있다”고 덧붙였다.

팽팽한 시장 흐름에 영향을 미칠 요인으로는 우선 기준금리가 꼽힌다. 전문가들은 한국은행이 금리 인하를 단행할지, 인하한다면 어느 정도 내릴지에 따라 미칠 영향이 다를 것으로 봤다. 권일 부동산인포 리서치팀장은 “미국의 금리 인하로 하반기 시장은 기준금리 인하 여부가 중요한 변수가 됐다”고 진단했다.

가계부채 문제를 잡기 위한 정부의 대응 강도도 주요 포인트다. 김 소장은 “만약 한은이 0.25%포인트라도 금리를 내리면 대출 규제는 더 강화될 것”이라며 “그러면 적어도 올해는 기준금리 인하 효과를 부동산 시장이 크게 받긴 어려울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예상과 달리 ‘빅컷’(0.5%포인트 인하)을 하면 대출 규제를 해도 상승폭이 확대될 것”이라고 관측했다.

한국주택금융공사 산하 주택금융연구원의 최영상 연구위원은 “(서울 아파트값이) 더 오르게 되면 가계부채 총량을 줄이려는 노력이 들어가고, 가격 부담 자체도 커지면서 다시 가격이 꺾일 것”이라며 “빠르면 올해 말, 늦으면 내년 초쯤에는 다시 가격이 하락세나 보합세로 전환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다만 “대출 금리의 향방이 중요한데, 이를 예측하기가 어렵다”고 덧붙였다.

함영진 우리은행 부동산리서치랩장은 “(대출 규제 등으로) 올해 2∼3분기만큼 시장이 달아오르는 건 제한적일 수 있다”면서도 “내년 가장 큰 이슈는 입주 물량이 많지 않다는 것이다. 경기나 서울 중심으로 전셋값 상승 추이가 이어지면 수도권 위주로 가격 상승 흐름이 이어질 수는 있다”고 했다.

지방 시장에 대해 함 랩장은 “많이 쌓여 있는 미분양, 수도권으로의 수요 쏠림 등을 보면 수요자들이 단기간에 지방 시장으로 유입되긴 쉽지 않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김 랩장은 “지방 매매시장은 당분간 상반기와 비슷한 분위기가 이어질 것”이라고 관측했다.


이강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