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탈리아 프로축구 세리에A의 두 명문구단의 ‘훌리건’들이 마피아와 연계해 축구장 밖에서 불법 수익을 챙겨온 것으로 드러났다.
30일(현지시간) 이탈리아 안사통신에 따르면 밀라노 경찰은 이날 프로축구구단 AC밀란과 인터 밀란의 강성 서포터 그룹 핵심회원 19명을 조직범죄, 갈취, 폭행 등의 혐의로 체포했다. 이들은 티켓을 강매하거나 두 팀의 홈구장인 산시로 스타디움 주변의 음식점과 상점을 상대로 ‘피조’(pizzo)라 불리는 보호비를 요구하고 제때 안내면 폭력을 행사한 것으로 나타났다. 주차 공간을 제공하는 대가로 금품을 수수하기도 했다. 수사관들은 용의자 중 일부가 마약 밀매에 연루됐을 가능성도 있다고 보고 있다.
이번 수사는 지난달 4일 이탈리아 최대 마피아 조직 은드랑게타의 후계자 안토니오 벨로코가 인터 밀란 강성 서포터 그룹 리더인 안드레아 베레타에게 살해된 사건에서 시작됐다. 이 사건을 통해 마피아 조직과 서포터 그룹 간의 연계 가능성에 대한 의혹이 커졌다. 밀라노 검찰청의 수사 지휘 아래 경찰은 광범위한 수사를 통해 서포터 그룹의 지휘부가 마피아 조직과 결탁해 축구장 밖에서 불법 경제 활동으로 수익을 챙겨온 사실을 밝혀냈다.
체포된 사람 중에는 각각 AC 밀란과 인터 밀란 서포터 그룹의 리더인 루카 루치와 레나토 보세티가 포함됐다. 이중 과거 마약 혐의로 유죄 판결을 받은 전력이 있는 루치는 2018년 극우 정당 동맹(Lega)의 대표인 마테오 살비니와 함께 찍은 사진으로 화제를 불러일으키기도 한 인물이다. 살비니는 현재 내각에서 부총리 겸 인프라 교통부 장관으로 재직 중이다.
조반니 멜릴로 검사는 “이번 수사는 조직범죄가 프로축구에 침투할 수 있는 위험성을 보여준다”면서도 “AC 밀란과 인터 밀란 구단은 피해 당사자로 간주돼야 한다”고 밝혔다. 다만, 그는 “이들 구단은 비정상적인 서포터들과의 관계를 단절했음을 증명해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