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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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인마 찜닭집” 날벼락에…결국 사과문 올린 본사 대표

박대성 신상공개 후 비판↑…“법 심판받도록 적극 협조하겠다” 사과
박대성이 운영하던 전남 순천의 프랜차이즈 찜닭집 간판이 가려진 모습. 왼쪽은 본사 홈페이지에 올라온 사과문. A 찜닭 홈페이지·사회관계망서비스(SNS) 갈무리

 

순천에서 길 가던 여고생을 흉기로 찔러 살해해 구속된 박대성(30)의 신상정보가 공개된 가운데, 그가 운영해 온 찜닭 프랜차이즈 가맹점의 본사에도 불똥이 튀었다. 비판이 커지자 본사 대표는 사과의 뜻을 밝혔다.

 

1일 A 찜닭의 본사 홈페이지에는 대표이사 배모씨 명의의 공식 입장문이 올라왔다. 배 대표는 “지난달 26일 벌어진 사건으로 큰 심려를 끼쳐드린 점에 대해 깊은 유감의 뜻을 표한다”며 “그 누구보다도 충격과 큰 슬픔을 겪고 계신 유가족분들께 깊은 애도를 전한다”고 밝혔다.

 

이어 “본 사건은 점주 개인의 비윤리적인 행동으로 벌어진 사건이나, 회사에서 큰 충격과 슬픔을 드린 점에 대해 무거운 책임감을 느끼고 있다”며 “가해자가 법의 심판을 받을 수 있도록 경찰 조사에 적극적으로 협조하겠다”고 덧붙였다.

 

해당 업체 홈페이지는 전날부터 접속량이 폭증해 트래픽 초과로 접근이 어려운 상태다.

신상정보 공개가 결정된 박대성의 머그샷. 오른쪽은 지난달 26일 박씨가 여고생을 쫓아가 흉기로 살해하고 13분 뒤의 모습으로, 웃고 있는 듯한 표정이다. 전남경찰청 제공·YTN 보도화면 갈무리

 

앞서 해당 사건 이후 온라인상에는 박씨가 전남 순천에서 운영하던 ‘A 찜닭 순천점’ 사진 등이 빠르게 확산했다. 사진에는 가게의 간판과 함께 매장 안을 볼 수 없도록 차단막이 설치돼 있는 모습도 담겼다. 해당 업장 리뷰에는 “살인마가 운영하는 찜닭집” 등 댓글과 별점 테러가 잇따르고 있다. 분노한 시민들이 직접 찾아가 계란을 던지며 항의하는 등 소동이 빚어지기도 했다.

 

다른 지역 점주들의 피해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자 본사 차원에서 대응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

 

박씨는 지난달 26일 오전 12시44분쯤 순천시 조례동의 한 인도에서 길을 가던 B(17)양을 흉기로 여러 차례 찌르고 도주한 혐의를 받는다. B양은 크게 다쳐 병원으로 이송됐으나 숨졌다. 최근 검정고시에 합격한 피해자는 경찰 공무원이 되기 위해 대학 입시를 준비 중이었다. 몸이 불편한 아버지를 대신해 약을 사러 나갔다가 돌아오던 길 변을 당했다.

 

박씨는 “(사건 당시) 소주 네 병 정도 마셔서 기억이 나질 않는다”면서도 “증거는 다 나왔기 때문에 (범행을) 부인하지 않겠다”고 말했다.

 

전남경찰청은 전날 신상정보공개심의위원회을 열고 박씨 나이와 얼굴 등 신상정보 공개를 결정했다. 경찰은 ‘묻지마 살인’, ‘계획범죄’ 가능성 등을 모두 열어놓고 수사를 진행 중이다.


김수연 기자 sooya@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