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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우원식, 北인권재단 이사 추천 요구… 민주당 ‘묵묵부답’

국회의장, 여야 교섭단체에 공문
여당은 추천… 민주는 “논의 없어”
역대 의장도 민주당에 10차례 공문
박병석·김진표는 별도 요청도 전달
“8년째 제자리… 조속히 추천해야”

우원식 국회의장이 더불어민주당에 북한인권재단 이사 추천을 요구했지만, 박찬대 원내대표를 비롯한 민주당 지도부는 관련 논의조차 하지 않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국회 관계자는 1일 세계일보에 “우 의장이 지난 8월 1일 국민의힘과 민주당에 북한인권재단 이사를 추천해달라는 공문을 발송했다”며 “민주당은 검토 중이라는 입장만 밝히고 현재까지 답신이 없다”고 밝혔다. 이는 통일부가 지난 7월 31일 국회에 재단 이사 추천을 요청하는 13차 공문을 보낸 데 따른 후속조치다. 

 

우원식 국회의장. 연합뉴스

국민의힘은 이후 우 의장에 5명의 여당 몫 이사를 추천했다. 민주당 관계자는 통화에서 “22대 국회 들어 당내에서 북한인권재단에 대해 논의한 바 없다”고 말했다.

 

북한인권재단 이사진은 여야 교섭단체가 각각 5명, 통일부 장관이 2명의 인사를 추천해 구성한다. 2016년에 제정된 북한인권법에 따라 북한인권 실태 조사 및 정책개발을 위해 설립해야 하지만, 민주당이 8년째 이사 추천을 하지 않고 있어 출범이 미뤄지고 있다. 

 

민주당이 국회의장의 이사 추천 요구에 응하지 않은 건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국회 운영위원회 소속 국민의힘 강명구 의원실이 국가인권위원회로부터 제출받은 ‘인권위 권고에 대한 국회 이행계획’ 자료에 따르면, 민주당은 정세균·문희상·박병석·김진표 등 자당 출신 전직 의장들로부터 이사 추천 요구를 꾸준히 받아왔다. 

 

구체적으로 정 전 의장은 6건, 문 전 의장은 2건, 김 전 의장은 2건의 이사 추천 요구 공문을 여야 교섭단체에 발송했다. 박 전 의장은 민주당의 후보 추천이 지연되자 2021년 3월 김태년 당시 원내대표에게 국민의힘과 이사 추천 문제에 관한 협의를 당부하는 서신을 전달하기도 했다. 

 

직전 국회의장인 김 전 의장도 지난해 10월 홍익표 당시 원내대표에게 “귀 교섭단체의 이사 후보자 추천이 이뤄지지 않아 북한인권재단 출범이 장기간 지체되고 있다”는 내용의 별도 공문을 보냈다. 

 

홍익표 전 의원은 세계일보와 통화에서 “북한인권재단 출범을 안 할 이유가 없어서 외교통일위원회 위원들에게 (국민의힘과) 빨리 협의하라고 했었다”며 “그런데 야당 추천 방통위원이 수용되지 않는 등 일체 협의가 안 되던 상황이다 보니 (여야가 협의해야 하는 사안은) 다 밀려버린 것”이라고 설명했다. 홍 전 의원은 “북한인권재단 문제를 차분하게 논의할 기회가 없었고, 여당도 적극적인 의지가 없었다”고 덧붙였다. 

 

민주당은 지난해 9월 인권위로부터도 이사 추천을 조속히 하라는 권고를 받았지만, 이에 대한 이행계획마저 통지하지 않고 있다. 인권위는 김진표 당시 국회의장에게도 “국회의장에게는 이사를 추천하지 않은 교섭단체에 대해 이사 추천을 촉구해야 할 의무가 있다”며 “민주당에 이사 추천을 지속적으로 촉구해야 한다”고 권고하기도 했다. 

 

인권위 관계자는 통화에서 “22대 국회 이후 민주당의 이사 추천 상황을 파악한 후 (내용에 따라) 국회에 재차 권고하는 방안을 검토할 수 있다”고 밝혔다. 

 

국민의힘 강명구 의원은 “북한인권법에 따라 북한인권 실태를 조사하고 북한인권 증진과 관련한 연구와 정책개발 등을 수행하기 위해선 북한인권재단 설립이 필수적”이라며 “민주당은 조속히 5명의 이사를 추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병관·최우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