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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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 자율권 침해”… 서울대의대 향한 교육부 감사에 교수들 반발

교육부가 휴학계를 일괄 승인한 서울대의대에 대한 감사를 시작하자 교수들은 “대학 자율권 침해”라며 강력 반발했다.

2일 서울대 의대 모습. 연합뉴스

서울의대-서울대병원 교수비상대책위원회(비대위)는 2일 ‘뜻을 같이하는 국민 1497인’명의로 ‘서울대의대 학장의 휴학승인 지지 성명서’를 내고 이같이 밝혔다. 이들은 “학장의 (휴학승인) 조치는 서울대의대·서울대병원 교수 전체의 뜻을 대신한 것”이라며 “강력히 지지한다”고 말했다.

 

비대위는 교육부의 감사를 ‘탄압’으로 규정했다. 이들은 “교육부는 무슨 권리로 대학의 자율권을 침해하려는 것입니까”라며 “더 이상의 의료농단, 교육농단과 탄압을 멈추고 학생들의 수업권, 국민의 건강권, 대학의 자율권을 존중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서울대 교수회도 “휴학승인을 지지한다”며 정부에 의대 감사 방침 철회를 요구했다. 교수회는 “대학은 자율성에 기반해 양질의 교육을 제공할 책무를 지닌다”며 “정부가 강압적인 방법을 동원해 대학을 길들이고 학생들의 학습권을 침해한다면 전국 대학의 교수회와 공동으로 대응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다른 대학의 휴학승인을 독려하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전국의대교수협의회(전의교협)는 “다른 39개 의대 학장, 총장도 학생들의 피해를 막기 위해 휴학 신청을 승인해야 한다”며 “교육이 불가능함을 알면서도 침묵하는 것은 교육자로서의 양심을 저버린 행위다. 폭압에 맞서 결단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서울대 의과대학이 전국에서 처음으로 학생들이 집단으로 낸 휴학계를 일괄 처리한 가운데 2일 교육부 관계자들이 감사를 위해 관악구 서울대학교 행정관에 들어서고 있다. 연합뉴스

의료계는 시스템 붕괴가 현실화하기 시작했다고 우려했다. 휴학 처리된 서울대의대 학생들뿐 아니라 휴학이 승인되지 않은 다른 의대 학생들도 유급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올해 휴학한 의대 1학년 학생 약 3000명과 내년 입학하는 신입생 약 4500명을 합하면 내년 1학년 학생만 총 7500명에 달한다.

 

최안나 대한의사협회(의협) 대변인은 “대학들은 내년에 7500명을 가르칠 준비가 안 돼 있다”며 “내년에도 학생 대부분이 제대로 된 교육을 받지 못해 유급이나 휴학을 하게 되고, 2026년도에 수업을 다시 듣게 된다”고 내다봤다. 이어 “2026년에는 기존에 뽑던 3058명도 아예 뽑지 못할 것이고, 사태가 해결되지 않으면 2027년에도 신입생을 뽑지 못한다”며 “‘1509명 증원’ 여파가 해결되기 전까지는 정상 입시가 안 될 것”이라고 말했다.


조희연 기자 choh@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