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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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식들 얼굴 한 번만 보자는 심정에”…야구장서 女 납치 시도한 40대

“취업 안 돼 돈 다 떨어져…차마 빈털터리로 고향 내려갈 수 없었다”

서울 송파구 잠실야구장 주차장에서 여성을 상대로 강도 행위를 시도한 혐의로 구속 기소된 40대 남성이 첫 재판에서 혐의를 인정했다.

 

채널A 캡처

 

서울동부지법 형사합의11부(부장판사 강민호)는 2일 오전 10시38분께부터 특수강도미수 등 혐의를 받는 원모(47)씨에 대한 결심 공판을 진행했다.

 

그는 이날 자신의 혐의를 인정했다.

 

원씨는 "취직이 안 돼서 돈도 다 떨어지고 폭행도 당했는데 차마 빈털터리로 고향을 내려갈 수 없었다"며 "마지막으로 자식들 얼굴 한 번만 보자는 심정에 그랬다. 정말 죄송하다"고 변론했다.

 

검찰은 원씨에게 징역 8년을 선고해달라고 재판부에 요청했다.

 

이에 원씨 측 변호인은 "피고인이 절도죄는 있어도 강력범죄는 처음"이라며 "아이들이 보고 싶어 술에 취한 상태에서 호신용으로 가지고 있던 전기충격기를 이용해 범행했다. 잘못을 반성하고 있으니 참작해달라"고 말했다.

 

앞서 그는 지난 8월10일 오후 9시30분께 잠실야구장 야외주차장에서 야구 경기를 보고 나온 20대 여성의 금품을 강탈하려다가 미수에 그친 혐의를 받는다.

 

지난 8월9일부터는 건물에 침입해 여러 번에 걸쳐 신용카드 등을 훔쳐 사용한 혐의도 받는다.

 

혼자 자신의 차량에서 짐을 정리하던 여성을 상대로 강도를 시도했으나 여성이 격렬히 저항하자 현장에서 도주한 것으로 파악됐다.

 

검찰 조사에서 원씨는 노숙하던 중 생활비를 마련하기 위해 미리 전기충격기를 준비하고 범죄에 취약한 여성을 노리는 강도 범행을 계획했다고 진술했다.

 

검찰은 피해자가 정신적 충격을 받은 점을 고려해 심리치료 등의 피해자 지원을 의뢰했다.


김현주 기자 hjk@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