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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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평원 무력화 안 된다"…전국 의대 교수들 용산서 집회 예고

서울대 의대가 학생들의 집단휴학을 승인하자 교육부가 고강도 감사에 착수하면서 휴학을 둘러싼 갈등이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의대 교육의 질을 평가·인증하는 한국의학교육평가원(의평원)의 기능·역할을 두고도 정부와 의료계간 갈등이 확산하고 있다.  

 

전국의과대학교수협의회(전의교협)와 전국의과대학교수비상대책위원회(전의비)는 3일 오후 1시 서울 용산 대통령실 인근 용산전쟁기념관 앞 광장에서 '전국 의과대학 교수 결의대회'를 개최한다고 밝혔다.

서울 시내의 한 대형 수련병원에서 의료진들이 이동하고 있다. 뉴시스

김성근 전의교협 대변인 사회로 진행되는 이날 결의대회의 발단은 의평원의 기능·역할과 관련한 ‘고등교육기관의 평가·인증 등에 관한 규정’ 일부 개정안이 지난달 27일 입법예고되면서 불거졌다. 해당 개정안은 대규모 재난으로 의대 등의 학사 운영이 정상적으로 이뤄지지 못한 경우 의평원이 불인증하기 전 의대에 1년 이상 보완 기간을 부여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또 평가·인증 기준에 중대한 변화가 생길 경우 교육부 인정기관심의위원회가 사전에 심의할 수 있도록 하는 근거도 두고 있다.

 

의료계는 정부가 의대 증원 정책으로 인한 의대 교육의 부실화를 가리기 위해 개정안을 마련한 것이라는 입장이다. 의평원은 “의대 증원에는 교수와 기자재·시설 등 확충이 필수”라면서 증원된 의대에 대한 평가 기준을 강화하겠다는 입장인데, 정부가 이에 제동을 걸기 위해 개정안을 마련했다는 것이다. 의료계는 개정안이 시행되면 의평원의 독립성과 자율성이 침해될 수 있다며 거세게 반발하고 있다.

 

이날 집회에서는 최창민 전의비 위원장과 김창수 전의교협 회장의 개회사를 시작으로 국회 보건복지위원장인 박주민 더불어민주당 의원, 안철수 국민의힘 의원, 박인숙 전 자유한국당 의원이 연대사를 낭독할 예정이다.

 

오세옥 부산대 의대 비상대책위원장, 채희복 충북대 의대 비상대책위원장, 배장환 전 충북대 의대 교수가 정부의 ‘고등교육기관의 평가 인증 등에 관한 규정’ 일부 개정안 입법예고 등에 대한 입장을 발표한다. 박평재 고려대 의대 비상대책위원장은 시국선언문을 낭독한다.

서울의 한 대학교 의대 앞으로 시민들이 지나가고 있다. 뉴스1

전의교협과 전의비는 “정부에서 졸속으로 추진하고 있는 의대정원 증원과 관련해 의평원 무력화 시도에 대한 의료계의 항의와 저지를 위한 의지를 대외에 분명히 알리기 위한 것”이라며 “상식에 벗어난 증원 규모를 발표하고 교육의 질 저하는 절대 없다고 호언장담하던 정부는 ‘고등교육기관의 평가 인증 등에 관한 규정’ 일부 개정안을 입법예고했다”고 지적했다. 이어 “개정안은 대규모 증원으로 인한 의학교육의 질을 보장하기 위한 최후의 보루인 의평원을 무력화시키는 내용을 담고 있다”고 주장했다.

 

의대생 단체인 대한의과대학·의학전문대학원 학생협회(의대협)도 전날 입장문을 내고 “교육부가 무리한 (의대증원) 정책을 인정하듯 (의평원의) 불인증을 전제로 인증의 효력을 무력화하거나 인증을 피하려 하고 있다”며 “의평원의 이사진에 환자·소비자단체 대표를 넣어 독립성을 훼손하려 하고 있으며, 평가 기준을 심의해 어기면 인증기관 (자격)을 박탈하겠다고 겁박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정재영 기자 sisleyj@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