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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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침에도 설사에도 일단 ‘큰 병원’으로… 경증환자들 대형병원에 몰린다

2023년 감기·장염 등 경증질환의 큰 병원 방문 증가
“경증질환자 ‘동네 병원’ 이용 유도 정책 추진해야”

종합병원 이상의 큰 병원을 찾는 경증환자 수가 최근 증가하고 있다. 감기, 장염 등 경증 질환의 환자들이 ‘동네 병원’ 보다는 대형 병원을 찾기 때문이다.

 

3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여당 간사인 김미애 국민의힘 의원이 국민건강보험공단으로부터 받은 국정감사 자료에 따르면 서울 지역의 종합병원 이상급 병원을 이용한 감기, 장염 등 경증질환 환자는 지난해 84만2000여명으로 1년 전보다 3.4% 가량 늘었다.

서울대병원을 필두로 의료계 집단 휴진이 시작된 17일 광주 동구 전남대병원에서 환자와 보호자들이 대기하고 있다. 연합뉴스

서울에서 대형병원을 이용한 경증환자 수는 2019년 161만6000여명에서 매년 꾸준히 줄었다가 지난해 반등한 것이다.

 

전공의 집단사직에 따른 의료 공백이 벌어진 올해도 상반기까지 경증환자 약 40만7000명이 대형병원을 이용했다. 지난해 1년간의 절반에 달했다.

 

주요 대도시에서도 상황은 비슷하다.

 

부산에서 대형병원을 찾은 경증환자는 2019년 82만1000명에서 2022년 54만5000명까지 줄었다가 지난해 약 56만명으로 증가했다.

 

2022년 대비 지난해 대형병원 방문 경증환자는 경기(152만5000명→161만7000명), 인천(36만6000명→39만명), 대구(22만6000명→24만4000명), 광주(37만3000명→43만1000명), 대전(13만7000명→14만3000명), 울산(23만3000명→25만4000명) 등에서 모두 늘었다.

서울 시내 한 대형병원 응급 중환자실 앞에서 내원객들이 대기하고 있다. 연합뉴스

대형병원에서 진료받은 경증 질환으로는 대체로 장염, 원인 질환이 발견되지 않는 본태성(일차성) 고혈압 등이 많았다.

 

실제로 감기(급성비인두염) 환자의 경우 같은 기간 약 1만명에서 2만2000명으로 2배 이상으로 증가했다.

 

김미애 의원은 “감기나 소화불량 등 경증질환의 경우 동네 병원을 이용하게 하기 위한 정책을 점진적으로 꾸준하게 추진하되, 정책 추진 시 혹시 모를 부작용이 없도록 종합적으로 검토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한편 전공의 집단 사직에 따른 의료 공백 상황이 장기화하고 있지만, 최근 들어 상급종합병원 중환자실 병상 가동률이 평시 수준으로 회복한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 시내 한 대형병원에서 의료진이 발걸음을 옮기고 있다. 뉴스1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지난달 평일 기준 상급종합병원의 중환자실 병상 가동률은 76.5%였다.

 

이는 전공의 집단 사직 전, 평시라 할 수 있는 올해 2월 1∼7일의 병상 가동률(78.8%)과 거의 유사한 수준이다.

 

상급종합병원 중환자실 병상 가동률은 전공의 집단 사직이 시작된 이후 점점 떨어지다가 6월(평일 기준)에 68.6%까지 내렸으나 이후 다시 오르고 있다.

 

상급종합병원 일반병실의 병상 가동률도 최근 두 달 사이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

 

김 의원은 “어려운 여건 속에서도 환자의 생명과 안전을 지키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의료인들 덕분에 의료체계가 유지되고 있다”며 “종합적인 정책 지원 방안을 추가 모색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기환 기자 kkh@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