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에 오니, 특히 부산은 해산물을 식재료로 사용하는 점에서 일본과 같고 기후도 채소도 비슷한데 맛을 내는 방식이 다르더라고요. 그런데 맛있었습니다. ‘바다를 건너면 이렇게 다르구나’ 하고 충격받았어요.”
일본 드라마 ‘고독한 미식가’의 ‘고로 상’으로 잘 알려진 일본 배우 마쓰시게 유타카가 부산국제영화제를 찾았다. 자신이 감독·각본·주연을 한 영화 ‘고독한 미식가: 더 무비’가 영화제에 초청돼서다. 3일 부산 해운대구 영상산업센터에서 기자회견을 연 마쓰시게는 “일본 후쿠오카에서 나고 자라 한국 라디오 방송을 들었기에 가까운 외국으로 의식하고 있었다”며 어른이 돼 한국에 와보니 두 나라의 음식이 같은 듯 다른 점이 신선했다고 밝혔다.
만화를 원작으로 한 드라마 ‘고독한 미식가’는 2012년 시작돼 지난해 10번째 시즌이 방영됐다. ‘원조’ 먹방 드라마인 이 작품에서 마쓰시게는 주연 이노가시라 고로를 연기한다.
영화는 고로의 맛집 기행에 서사를 더했다. 친구 딸의 연락을 받고 프랑스 파리에 간 고로는 죽기 전 어린 시절 먹은 국물을 맛보고 싶다는 노인의 부탁을 받는다. 고로는 국물의 정체를 찾아 일본에서 한국까지 오고 황태해장국의 깊은 맛에 감탄한다.
연극배우로 출발한 마쓰시게는 “영화에 대한 동경은 항상 있었다”며 “일본 드라마 업계에 자극을 주는 영화를 만들고 싶었다”고 말했다. 그는 당초 봉준호 감독에게 연출을 부탁하는 편지를 보냈으나 일정이 맞지 않자 직접 메가폰을 잡기로 결심했다. 연출 작업은 “상상 이상으로 힘들었지만 그 이상으로 즐거웠고 스릴 있었다”고 한다.
영화에서 고로는 한국인도 잘 모르는 경남 남풍도와 구조라 마을을 여행한다. 배우 유재명도 출연한다. 마쓰시게는 “(영화에 나오는) 요리는 저와 한국 푸드 코디네이터가 함께 찾아다녔다”며 “한국의 바닷마을 여러 곳을 보다가 영화 모티브로 명태해장국이 좋지 않을까 했다”고 전했다. 유재명을 섭외한 데 대해서는 “한국을 중심으로 영화를 찍고 싶었기에 가능한 한 한국배우와 하고 싶어 한국영화를 많이 보며 찾아봤다”며 “‘목소리도 없이’에서 유재명을 발견하고 이분이 좋아졌다”고 했다.
그는 “한국과 중국, 대만에서 많은 분들이 사랑해주시는 점에 놀라움을 느낀다”며 “한·일관계, 일·중관계도 그렇고 아시아는 운명공동체라고 생각하기에 함께 손잡고 걸어야 한다고 진심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