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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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리스엔 악재·트럼프엔 기회?… ‘태풍·전쟁’ 美 대선 변수로

해리스, 허리케인 피해 주민 위로에
NYT “미래 후보, 現 문제 발목” 지적
트럼프 “정부, 이 공격·폭우 뒷짐” 공세
중동위기·재해 해결 여부 표심 가를 듯

멜라니아 “女 출산 선택 보장을” 언급

미국 대선에 태풍과 전쟁이 변수로 떠오르고 있다. 조 바이든 행정부의 2인자이자 민주당 대선 후보인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에게 특히 위험 요인이다. 공화당 대선 후보인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은 이를 기회 삼아 바이든 행정부와 해리스 부통령의 무능을 부각하고 있다.

민주당 대선 후보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왼쪽), 공화당 대선 후보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 AFP·AP연합뉴스

해리스 부통령은 2일(현지시간) 허리케인 ‘헐린’으로 피해가 심각한 조지아주 오거스타의 메도브룩 지역을 찾아 현장을 둘러보고 피해 주민을 위로했다. 헐린이 몰고 온 기록적인 강풍과 폭우로 피해를 입은 지역 중 하나다. 현직 부통령으로서의 행보이기도 하지만, 태풍 피해 복구가 핵심 경합주인 조지아주의 표심과도 연결돼 있기 때문이다.

해리스 부통령은 태풍 피해로 폐허가 된 주택 앞에서 한 연설에서 바이든 대통령이 3개월 동안 허리케인 잔해 제거와 긴급 보호 조치에 들어가는 비용을 연방 정부가 100% 부담해달라는 공화당 소속 브라이언 켐프 조지아 주지사의 요청을 승인했다고 발표했다. 해리스 부통령은 며칠 내로 또 다른 대규모 피해 지역이자 경합주인 노스캐롤라이나도 찾을 예정이다.

뉴욕타임스(NYT)는 이날 해리스 부통령이 스스로를 ‘미래를 위한 후보’로 내세웠지만 중동 전쟁 확전과 허리케인 등 현재의 문제에 발목을 잡혔다고 지적했다. 이란의 이스라엘 미사일 공격으로 인한 중동 위기 고조와 미국 남동부를 덮친 허리케인 피해 복구 문제를 어떻게 해결하느냐가 막판 표심에 영향을 줄 수 있는 것이다.

2일(현지시간) 노스캐롤라이나주 루어 호수에 파손된 보트가 서로 쌓여 있는 모습. AFP연합뉴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이를 기회로 활용하고 있다. 그는 전날 조지아 밸도스타를 방문해 바이든 대통령이 허리케인 파괴에 대응하지 않고 있다고 주장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또 기독교 구호 단체와 협력해 조지아에 석유, 물, 장비 등을 트럭에 실어 가져왔다고도 언급했다. 그는 이란의 이스라엘 공격에 대해서도 “대통령과 부통령이 이끌어야 하지만, 그들은 존재하지 않으며 누구도 무슨 일이 일어나는지 모른다”고 비판했다.

한편 영국 가디언은 8일 미국에서 출판 예정인 트럼프 전 대통령의 부인 멜라니아 트럼프의 회고록 사본을 입수해 그가 “여성이 자신의 신념에 따라 출산을 선택할 수 있는 자율성을 보장하는 것이 필수적”이라고 주장했다고 보도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과 상반된 입장이다.


워싱턴=홍주형 특파원 jhh@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