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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미 vs 외인… 3분기 증시 성적은? 外 [한강로 경제브리핑]

올해 3분기 국내증시 부진으로 개인투자자가 많이 투자한 종목들은 저조한 성적표를 거둔 것으로 집계됐다. 인공지능(AI) 반도체 업황 부진으로 투자심리가 악화한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등을 대거 매수한 탓이다. 반면 외국인은 바이오, 이차전지, 게임 등 포트폴리오를 다양하게 가져가면서 플러스(+) 수익을 냈다. 서학개미(해외 증시에 투자하는 국내 투자자)들은 3분기 매수와 차익실현 규모를 늘렸다.

코스피가 1% 넘게 하락 마감한 지난 2일 서울 중구 하나은행 본점 딜링룸 스크린에 지수가 표시돼 있다. 이날 코스피는 전 거래일 대비 31.58포인트(1.22%) 내린 2,561.69로 거래를 마쳤으며 코스닥 지수는 1.75포인트(0.23%) 내린 762.13으로 장을 마감했다. 연합뉴스

◆개미는 삼성전자, 외인은 삼성바이오

 

3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7월1일∼9월30일 개인이 가장 많이 순매수한 종목은 삼성전자로 코스피 시장에서 7조8194억원어치를 사들였다. 이어 SK하이닉스(2조6581억원), 기아(5697억원), 현대차(4839억원), 유한양행(2811억원) 순으로 순매수 규모가 컸다.

 

개인의 3분기 순매수 상위 종목 10개 중 7개는 마이너스 수익률을 기록했다. 이수페타시스는 코스피 시장에서 이 기간 37.73% 하락했고, 한미반도체는 37.14% 떨어졌다. SK하이닉스와 삼성전자도 각각 26.17%, 24.54% 내려갔다. 유한양행이 76.27% 오르면서 10개 종목 중 가장 높은 수익을 냈다. 10개 종목의 3분기 평균 수익률은 –9.03%에 그쳤다.

 

반면 외국인이 3분기 순매수한 종목을 살펴보면 상위 10개 중 8개가 상승했다. 가장 많이 순매수한 종목은 삼성바이오로직스로 코스피 시장에서 9355억원어치를 사들였는데, 주가도 34.39% 상승했다. 이어 LG전자(4419억원), 알테오젠(3670억원), 삼성중공업(3531억원), 크래프톤(3230억원) 순으로 순매수 규모가 컸다.

 

외국인이 순매수한 상위 10개 종목의 평균 수익률은 13.87%였다. 삼성바이오로직스를 비롯해 현대로템(+31.37%), LG에너지솔루션(+26.95%), 크래프톤(+21.67%)에서 20% 넘는 이익을 거뒀다. LG전자(-5.95%)와 현대차(-17.29%)는 하락했다. 

사진=연합뉴스

개인이 인공지능(AI) 수요 둔화로 주가가 부진했던 반도체 투자에 집중한 반면 외국인은 금리 인하 수혜로 주가가 상승한 바이오와 게임주 등을 주로 사들였다.

 

3분기 국내 증시가 부진하면서 개인은 해외 증시 투자를 늘렸다.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개인이 3분기 사들인 해외 주식은 706억달러(93조5000억원)로 2분기(534억달러)보다 32% 증가했다. 다만 이들 서학개미는 차익 실현을 위해 699억달러어치를 매도, 순매수 규모는 7억달러에 그쳤다.

 

서학개미는 3분기 중 미국에 상장한 상장지수펀드(ETF) 위주로 투자에 나섰다. 가장 많이 순매수한 종목은 미국 반도체 지수를 3배 추종하는 ‘디렉시온 데일리 반도체 불 3X’ ETF(SOXL)로 8억달러 규모를 사들였다. 이어 ‘인베스코 QQQ트러스트’ ETF(QQQ)를 2억819만달러, ‘뱅가드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 ETF(VOO)를 1억7132만달러 각각 순매수했다. 금리 인하에 따른 기대로 미국 고배당주에 투자하는 ‘슈왑 US 디비던드 에쿼티’ ETF(1억3706만달러)와 ‘2X 비트코인 스트레티지’ ETF(1억3513만달러)에도 투자금이 집중됐다.

 

개별 종목을 살펴보면 미국 뉴욕증권거래소와 나스닥에 상장된 인텔(1억3700만달러), 옥시덴탈 페트롤리엄(6932만달러), 일라이 릴리 앤드 컴퍼니(6114만달러) 순으로 순매수가 많았다. 서학개미가 3분기 순매수한 상위 10개 종목의 평균 수익률은 -6.91%를 기록했다. 

서울 서대문구 국민연금공단 서울북부지역본부의 모습. 연합뉴스

◆10대 그룹株 투자 줄인 국민연금...간판 우량주 대거 처분

 

국민연금이 국내 주식 투자 비중을 꾸준히 낮춘 가운데 10대 그룹의 비중도 최근 3년 새 대폭 낮춘 것으로 나타났다. 재벌닷컴에 따르면 국민연금의 국내 주식 자산군 내 10대 그룹 상장사에 대한 투자 비중은 2020년 말 67.51%에서 지난해 말 64.96%로 2.55%포인트 하락했다.

 

계열사 합병, 총수 일가 리스크 등 논란이 불거진 그룹의 비중이 대체로 감소했다.

 

비중이 가장 많이 줄어든 그룹은 삼성이었다. 삼성 소속 상장사의 국민연금 국내 주식 투자액 비중은 2020년 말 38.7%에서 33.05%로 5.65%포인트나 낮아졌다. 특히 삼성전자가 29.52%에서 23.29%로 6.23%포인트 줄었다. 아울러 삼성물산, 삼성SDI, 삼성생명 등 그룹 지배구조와 관련이 큰 계열사를 포함한 11곳이 하락했다.

 

계열사 합병 이슈에 총수 사생활 논란이 더해진 SK그룹의 비중도 9.41%에서 8.99%로 0.42%포인트 낮아졌다. 국민연금의 지분율을 살펴보면 그룹 지주사인 SK㈜에선 8.24%에서 7.04%로, 핵심 계열사인 SK텔레콤, SK하이닉스, SK이노베이션 등은 3%포인트 이상 각각 낮아졌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제공

롯데그룹은 1.02%에서 0.98%로, GS그룹은 0.5%에서 0.43%로, 농협그룹은 0.18%에서 0.13%로 각각 하락했다.

 

반면 같은 기간 주가 상승폭이 컸던 현대차그룹과 포스코, 한화, LG, HD현대의 비중은 소폭 상승했다. 다만 이는 주가 상승과 계열사 신규 상장에 따른 것으로, 국민연금은 핵심 상장사 주식을 대거 처분한 결과 지분율은 오히려 낮아졌다. 실제로 현대차그룹의 비중은 6.77%에서 7.14%로 올랐는데도, 현대차와 기아, 현대모비스의 지분율은 3%포인트 안팎씩 하락했다.

 

LG그룹 역시 LG에너지솔루션의 상장으로 비중이 0.47%포인트 상승했으나, 지주사인 ㈜LG를 비롯한 LG디스플레이, LG화학, LG전자 등 7곳에서 지분율이 낮아졌다.

 

포스코그룹은 이차전지 열풍으로 주가가 급등한 덕분에 비중이 1.44%포인트 높아졌으나, 지주사인 포스코홀딩스의 지분율은 11.75%에서 6.38%로 5.37%포인트 낮아졌다.

2024년 3분기까지 라면·과자·음료·쌀 가공식품 등 농식품 수출액이 역대 최대를 기록한 가운데 3일 서울 서초구 하나로마트 양재점에 시민들이 라면을 고르고 있다. 연합뉴스

◆ 훨훨 나는 k푸드… 3분기까지 수출 ‘역대 최대’

 

K푸드 수출액이 매달 역대 최고치를 갈아치우고 있다. 라면과 과자, 음료, 쌀 가공식품 등의 인기가 치솟으면서 농식품 수출은 13개월 연속 상승세를 이어갔다. 수출 대상 국가별로도 중국은 물론이고 미국과 유럽, 아세안(동남아시아국가연합) 등 모든 지역에서 1년 전보다 늘었다. 

 

농림축산식품부는 지난 9월 말 기준 농식품(K-Food) 수출 누적액(잠정)이 지난해 동기보다 8.3% 증가한 73억750만달러(9조6327억원)를 기록했다고 이날 밝혔다. 작년보다 이른 추석 연휴로 조업일수가 적었음에도 역대 9월 말 기준 최대 실적을 달성했으며, 13개월 연속 전년 동기 대비 성장세를 보였다.

 

수출액 상위 품목인 라면과 과자류, 음료, 쌀 가공식품 등이 모두 9월 말 기준 역대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선봉장인 라면은 3분기까지 수출액이 지난해 동기보다 29.6% 증가한 9억380만달러(약 1조1913억원)로, 작년 한 해 실적(9억5240만달러)에 근접했다. 라면 수출 성장세가 가장 가파른 지역은 중남미로, 특히 멕시코에선 작년 같은 기간보다 122.6% 늘었다.

 

냉동김밥·즉석밥·떡볶이 등 쌀 가공식품은 전년 동기 대비 41.6% 증가한 2억1790만달러어치가 수출됐는데, 이미 지난해 전체 실적(2억1720만달러)을 넘어섰다.


안승진 기자 prodo@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