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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잦은 수술 중년 뇌 검사했더니…기억력·인지력 '뚝'

여러 차례의 수술이 중년 인지 저하로 이어질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지난달 국제 학술지 '랜싯 헬시 롱제비티'(The Lancet Healthy Longevity)에 게재된 연구에 따르면 호주 시드니대 의대 연구팀은 중년 이상 나이 든 사람이 추가로 수술을 받을 때마다 기억이나 반응 시간, 문제 해결 능력 등이 영향을 받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연구팀은 2006년 3월13일부터 2023년 7월16일까지 영국 바이오뱅크에서 수집한 40~69세 성인 50만2412명의 건강 데이터를 바탕으로 이들의 수술 내역 등 의료 기록을 수집해 추적 관찰했다.

 

연구에는 치매 진단을 받거나 신경외과 수술을 받은 참가자를 제외한 49만2802명의 데이터가 사용됐다.

 

참가자의 평균 연령은 56세였으며, 이 가운데 4만6706명이 뇌 장기공명영상장치(MRI)를 포함한 영상 검사를 받은 것으로 확인됐다.

 

연구팀은 뇌 MRI와 수학 문제 풀이, 반응 시간 테스트, 기억력 테스트 등 인지 기능 평가를 통해 참가자의 신경 퇴행 징후를 평가했다.

 

그 결과 수술 횟수가 증가할 때마다 전반적인 반응 시간이 0.3 밀리초 느려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인지 유연성과 문제 해결 능력, 작업 전환 능력, 기억력도 추가 수술을 받을 때마다 떨어졌다.

 

또한 수술을 여러 번 받은 사람은 그렇지 않은 사람에 비해 기억과 학습을 담당하는 뇌 영역이 더 작고, 막힌 혈관과 관련된 뇌 손상 증거가 더 많이 발견됐다. 수술 절차와 과정이 복잡할수록 부정적인 영향은 더 크게 나타났다.

 

연구팀은 "수술 1회당 인지 저하 정도가 크지 않아 보일 수 있지만 신경 퇴행과 손실은 여러 번 수술 뒤 누적되기 시작한다"며 "수술은 보통 안전하지만, 잦은 수술이 중년 뇌 건강에 미치는 부정적 영향을 과소평가해선 안 된다"고 전했다.

<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