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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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근아 교수, ‘아동 사회적 언어 검사’ 국내 첫 개발

사회적 언어 발달 평가해 고기능 자폐스펙트럼 구분 도움

천근아 세브란스병원 소아정신과 교수가 아동이 사회적 상호작용을 하는 데 필요한 관용적 언어 능력을 평가하는 ‘아동 사회적 언어 검사(Social Language Test for Children: C-SLT)’를 국내에서 처음으로 개발했다.

 

C-SLT는 검사 항목에 한국 사회·문화적 상황을 반영해 학령기 아동의 발달 수준에 맞는 관용 어구 사용 능력을 정밀하게 평가한다. 사회적 의사소통과 사회적 단서와 맥락 파악을 성공적으로 수행하려면 은유적인 관용구를 잘 이해해야 한다는 점에 착안한 것이다. 

검사는 총 45개의 관용적·비유적 표현이 담긴 문항과 45개의 삽화로 구성돼 있다. 검사자는 아동에게 문장과 그림을 보여준 후 문장을 한글자씩 읽어준다. 아동은 그림이 문장에 담긴 관용적·비유적 의미를 담고 있는지 답변한다. 채점 결과에 따라 사회적 언어 사용 능력 수준이 ‘고급’, ‘기초’, ‘미숙함’, ‘제한적’ 4개로 분류된다.

 

천 교수는 고기능 자폐스펙트럼장애 아이를 대상으로 사회성 언어를 담당하는 뇌 활성 영역을 관찰하는 연구 중 전 세계적으로 사회성 언어를 평가할 적합한 도구가 없다는 것을 알게 돼 한국에서 많이 사용하는 관용 어구 수백개 중 아동들이 이해할 만한 것을 추리고, 관용 어구의 의미를 담아낸 ‘일치 삽화’, 문자 그대로 해석한 ‘불일치 삽화’, 관용 어구와 상관없는 ‘중립적 삽화’들을 하나하나 세밀하게 그리는 과정을 거쳐 검사 도구를 개발했다.

천근아 세브란스병원 소아정신과 교수.

천 교수는 “C-SLT는 소아정신과 의사, 소아청소년과 의사, 언어재활사, 임상심리전문가, 특수교사, 학교 상담교사 등 다양한 전문가들이 아동의 사회적 언어 발달을 이해하고 문제를 조기에 발견하는데 도움을 제공한다”며 “언어 발달 및 사회적 의사소통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아동을 대상으로 한 평가와 중재 계획에 큰 가치를 더할 것”이라고 말했다.


정진수 기자 jen@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