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달부터 일본 도쿄의 대표 번화가 시부야에서 길거리 음주 금지 조치가 시작됐지만, 처벌 규정이 없어 계도 작업에 난항을 겪고 있다.
4일 시부야구에 따르면 이달 1일부터 노상 음주 금지 조례 개정안이 시행됐다. 조례 개정안에 따르면, 시부야역 주변 길거리나 공원 등 노상 또는 공공장소에서 오후 6시부터 다음 날 오전 5시까지 연중 음주가 금지된다.
앞서 시부야구는 2019년부터 음주 사고 예방을 위해 핼러윈이 있는 10월 등 일정 기간 길거리 야간 음주를 금지해 왔다. 하지만 이 일대에서 젊은이나 외국인 관광객의 음주 문화가 일상화되면서 음주 사고는 물론 고성방가나 빈 캔 투척 등의 문제가 발생하며 지역 주민들의 불편이 잇따랐다. 이에 따라 의회는 해당 조치를 지난 6월 개정해 연중 내내 시행하는 것으로 확대했다.
조례가 시행된 첫날부터 구청이 위탁한 순찰대원 10여 명은 시부야역 일대를 돌며 길거리에서 술을 마시는 시민들에게 맥주캔 등 쓰레기를 가지고 돌아갈 것을 권고하거나 쓰레기봉투를 건네주는 지도 활동을 벌이고 있다. 순찰 비용에만 연간 약 1억2200만 엔(약 11억2000만 원)이 들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처벌 규정이 없어 조치 준수를 강제하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거리에서 노상 음주를 하던 시민 5명 중 3명은 조례 시행에 대해 “전혀 모른다”고 답했고, 5명 중 1명은 “알고 있었지만 제도 시행이 바로 될 줄 몰랐다”고 응답했다. 한 20대 대학생은 “평소 거리에서 술을 자주 마시는 편”이라며 “일종의 문화인데 제도로 규제되면 불편할 것 같다”고 아쉬움을 토로했다.
이런 가운데 일본의 SNS상에서는 맥주캔 겉면을 봉투로 감싸 음주 단속을 피하는 방법도 올라와 논란이 일고 있다. 시부야구 관계자는 “일대 상인들에게 연말연시 기간 주류 판매를 자제하도록 요청하는 것을 고려 중”이라며 “노상 음주가 근절되지 않을 경우 벌칙 규정을 신설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