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일 코스피가 나흘 만에 상승마감한 가운데 시가총액 1위 삼성전자는 하락세를 이어가며 연중 최저가를 기록했다. 반도체 업황 불안에 외국인이 삼성전자 주식을 3000억원 넘게 팔아치운 탓이다.
코스피는 이날 0.31% 오른 2569.71로 장을 마쳤다. 외국인이 매수세로 돌아서면서 지난달 26일 이후 나흘 만에 상승을 기록했다. 시가총액 상위 10개 종목 중에는 SK하이닉스(+2.96%), 삼성바이오로직스(+2.25%), 현대차(+1.05%), 셀트리온(+0.89%), KB금융(+1.60%)가 상승했다.
반면 삼성전자는 1.14% 하락한 6만600원까지 주가가 떨어졌다. 이는 지난해 3월23일 이후 최저치다. 외국인이 이날 가장 많이 순매도한 주식 역시 삼성전자로 3180억원어치를 순매도했다. 외국인은 지난달 2일 이후 19거래일 연속 삼성전자를 팔아치웠다.
스마트폰 및 PC 등 수요둔화로 메모리 반도체 업황이 악화됐고, 인공지능(AI) 칩 분야에서도 삼성전자가 경쟁력을 보이지 못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오면서 투자심리는 얼어붙었다.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가 전날 차세대 AI칩인 블랙웰 수요에 대해 “엄청나다(insane)”고 발언하면서 엔비디아에 반도체를 납품하는 SK하이닉스는 상승했지만 삼성전자는 부진했다.
증권가도 삼성전자의 목표주가를 잇따라 내리고 있다. 삼성전자의 시총이 코스피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이날 기준 19.2%로 2019년 1월 이후 6년 만에 최저치로 떨어졌다.
대신증권은 지난 7월11일부터 지난 2일까지 코스피 전체 시가총액 감소분(272조원) 중 86.3%가 반도체 업종의 시총 감소에 따른 것이라고 분석했다. 반도체 시총 감소분을 제외하면 코스피는 2840선 전후를 유지했을 것으로 내다봤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미국 경제지표 개선과 중국 경기부양 정책 시행으로 코스피를 억눌러왔던 G2(미국·중국) 경기불안심리가 진정됐음에도 불구하고 코스피는 여전히 부진하다”며 “업황+실적 불안과 이로 이한 외국인 매도가 지속되고 있다”고 말했다.
삼성전자는 8일 3분기 실적 가이던스(잠정치)를 공개하고 31일 실적을 발표한다. 24일에는 SK하이닉스의 3분기 실적 발표가 예정됐다. 증권가는 삼성전자의 3분기 영업이익이 10조원을 넘어서야 분위기가 반전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코스닥은 이날 0.90% 상승한 768.98로 장을 마감했다. 코스닥 시총 1위 알테오젠이 5.95% 올랐고 HLB(+1.42%), 리가켐바이오(+9.61%), 삼천당제약(+3.77%) 등 바이오 종목의 상승세가 이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