압바스 아락치 이란 외무장관이 4일(현지시간) 이스라엘의 공습과 지상전으로 ‘생지옥’이 된 레바논을 예고 없이 방문했다. 아락치 장관은 지난 1일 이스라엘에 발사한 탄도미사일 약 200발에 대해 “군사·안보 시설을 합법적으로 타격한 것”이라며 이스라엘의 재보복 움직임에 경고를 보냈다.
AFP 통신 등에 따르면 아락치 장관은 이날 오전 레바논 수도 베이루트의 라피크하리리 국제공항으로 입국해 나지브 미카티 총리 등 레바논 정부 지도자를 만났다.
아락치 장관은 기자회견을 열고 이스라엘의 재보복 가능성에 대해 “우리는 비례적이고 정교하게 계산된 대응에 나서겠다”고 말했다. 이어 “이란은 공습을 계속할 의도가 없다”면서도 “시온주의 정권(이스라엘)의 이란을 겨냥한 일말의 행동에도 분명히 대응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그는 자국의 이스라엘 공습에 대해선 “우리가 공격을 시작한 것이 아니다”라며 “이란 영토와 (시리아 수도) 다마스쿠스의 이란 대사관, 그리고 이란의 국익에 대한 이스라엘의 공격에 대응해 군사·안보 시설을 합법적으로 타격했다”고 주장했다.
이란 고위 관리가 레바논을 찾은 것은 지난달 27일 이스라엘군의 베이루트 공습으로 헤즈볼라 수장 하산 나스랄라가 사망한 이후 처음이라고 AFP는 설명했다.
이스라엘은 지난달 23일 ‘북쪽의 화살’ 작전 개시를 선언하고 레바논에 대한 공세를 강화했다. 나스랄라 살해 사흘 뒤인 30일에는 레바논 남부에 병력을 투입하며 2006년 이후 18년만에 처음으로 지상전에 돌입했다.
이에 이란은 지난 1일 이스라엘에 탄도미사일을 발사하면서 나스랄라, 하마스 수장 이스마일 하니예, 혁명수비대 작전부사령관 압바스 닐포루샨의 죽음에 대한 보복이라고 규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