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16 전남 영광군수 재선거를 앞두고 더불어민주당과 조국혁신당 간 민심 쟁탈전이 치열하다.
야권 우세 지역인 이곳에서 제1야당의 자존심을 지키겠단 민주당, 대안 세력으로서 새 바람을 일으키겠단 혁신당 간 자존심을 건 한판 승부에 정치권 관심이 쏠린다. 5일 야권에 따르면 양당은 영광 유권자들의 ‘남다른’(?) 투표 성향을 의식한 듯 유세 과정에서 겸손한 태도로 늘 몸가짐을 삼가고 언행을 신중히 하는 등 돌다리도 두세 번씩 두드리고 건너는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다는 전언이다.
그도 그럴 것이 영광을 두고 야권 내에서 “호남 지역 내 충청권 같은 면이 있다”는 평가가 나오기 때문이다. 유권자들이 마음에 담아둔 지지 후보가 있어도 그게 누군지는 좀처럼 밝히지 않고 신중한 면이 있어 ‘민심 풍향계’ 지역인 충청권과 일정 부분 닮은 면이 있다는 것. 유권자 각자의 기준이 있어 특정 정당이 앞서나가더라도 섣불리 표를 몰아주지 않는다는 평가도 있다.
이 와중에 진보당도 선거전에 뛰어들면서 인구 5만명 규모의 영광에서 야 3당이 삼각 대치 전선을 형성하게 됐다. 민주당과 혁신당 모두 이번 선거에서 진보당의 선전 가능성을 적잖이 경계하는 기류다.
민주당 핵심 관계자는 “영광은 호남이지만 그간 투표 결과를 보면 무소속이 자주 당선된 독특한 지형”이라며 “우리가 일반적으로 생각하는 호남 지역과는 달라 공을 많이 들이고 있다”고 했다.
실제 역대 선거 결과를 보면 지난 8차례 영광군수 선거 중 무소속 후보가 3차례 당선됐다. 2006년 4회 지방선거에서 무소속 강종만 후보가 승기를 잡았다. 2014년 6회 지선에서는 무소속 김준성 후보가 당선됐다. 그는 당선이 된 이후 민주당에 입당했다. 2022년 8회 지선에서는 강종만 후보가 재차 당선되며 무소속의 저력을 유감없이 발휘했다. 이 지역에서 특정 정당 타이틀보다 중요한 건 개인기라는 것.
혁신당 핵심 관계자는 “영광에선 어느 당 후보를 지지하는지를 네 번, 다섯 번은 물어봐야 대답을 들을 수 있다”며 “무조건 겸손해야 한다. 대세가 정해졌다고 그에 따라 표를 행사하는 지역이 절대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우리는 마지막까지 낮은 자세로 선거에 임할 것”이라고 했다. 이러한 기조 속 혁신당 조국 대표는 영광에 월세방을 얻어 머물며 이 지역 선거를 진두지휘하는 등 민심 속으로 깊이 파고드는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이에 맞선 민주당 이재명 대표도 틈날 때마다 영광을 찾아 현장 최고위원회의를 개최하는 등 지역민들에게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이번 군수 선거는 지난 총선 때 ‘지민비조’(지역구는 민주당, 비례대표는 조국혁신당) 구호 아래 전략적 협력관계로 선거를 치렀던 민주당과 혁신당 간 첫 진검승부의 장이기도 하다.
170석을 보유한 ‘골리앗 야당’ 민주당의 장세일 후보가 승기를 잡을 것인가, ‘12척의 쇄빙선’을 자처하는 12석 규모 혁신당의 장현 후보가 새 바람을 일으킬 것인가, 그도 아니면 진보당 이석하 후보 혹은 무소속 오기원 후보가 다크호스로 급부상할 것인가.
이후가 궁금하다면 16일 투표 결과를 기대하시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