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연금 자동조정장치 정부안 도입 시 현 20∼50대의 생애 연금 급여액이 현행 제도 기준보다 총 7천만원 넘게 줄어든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정부가 '낸 돈보다는 많이 돌려받을 수 있도록' 연금액 인상률 하한선 0.31%를 제시했지만, 시나리오에 따르면 수십년간 인상률은 하한선에 머무르며 물가 상승률을 따라가지 못해 "실질 가치로 따지면 삭감"이라는 비판이 이어지고 있다.
6일 김선민 조국혁신당 의원실이 보건복지부로부터 받은 자료에 따르면 정부의 자동조정장치 시나리오에 따라 계산했을 때 현 20∼50대 대표 연령대 모두에서 연금 수급액이 7천만원 넘게 깎였다.
자동조정장치란 인구 구조나 경제 상황에 따라 '내는 돈'인 보험료율과 받는 연금액, 수급 연령 등을 자동으로 조정하는 장치다.
재정 안정을 위한 장치인 만큼 지표가 악화하면 수급자의 급여액이 깎이는 것은 당연하지만, 문제는 인상률 하한선이 물가 상승률을 따라가지 못해 실질 가치로 따지면 낸 돈보다도 못 받는다는 것이다.
현행 국민연금 제도는 전년도 소비자물가변동률에 따라 연금액을 조정하도록 해 적어도 물가가 오른 만큼은 연금액도 따라 오른다.
그러나 정부가 국내 도입을 검토하는 안을 적용하면 인상률이 '마이너스' 수치까지 떨어져 최저 인상을 면치 못할 전망이다.
정부안 연금액 인상률 산식은 3년 평균 가입자 증감률과 기대 여명 증가율을 더해 이를 소비자물가변동률에서 뺀 값이다.
다만 정부는 인상률의 하한선을 0.31%로 설정해 보험료를 가장 많이 낸 이들도 낸 돈보다는 많이 받을 수 있도록 하고 급여액도 전년도보다는 인상되도록 했다.
그러나 이를 두고 낸 만큼은 돌려받더라도 실질 가치 보전이 되지 않아 '사실상 급여가 삭감되는 것'이라는 비판이 나왔다. 복지부 또한 "실질 가치 보전이 부족한 것은 맞지만 지속 가능성을 위해 부담을 서로 나눠야 한다는 게 도입 취지"라고 인정했다.
복지부가 제5차 국민연금 재정추계 결과를 바탕으로 작성한 '자동조정장치 도입 시 연도별 적용 지표'는 매년 소비자물가상승률을 안정 목표인 2.00%로 설정하고 통계청 장래인구추계에 따라 65세 기대여명 평균 증가율을 0.36%로 잡았다.
여기에 3년 평균 가입자 감소율을 넣어 최종 연금액 인상률을 계산해본 결과, 인상률은 2040년부터 하한선 밑으로 떨어져 마이너스 수치를 반복하다가 2081년에야 하한선 위인 0.34%로 올라가는 것으로 나타났다.
최종 연금액 인상률이 1.00%를 넘는 해는 2087년이며, 2094년까지 연금액 인상률이 소비자물가상승률인 2.00%까지 올라가는 해는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의원실은 이 시나리오에 따라 생애 연금수급액을 계산하면 20∼50대 모두 7천만원 넘게 급여를 덜 받게 된다고 밝혔다.
자동조정장치가 2036년(급여 지출이 보험료 수입을 넘어가는 시기)에 작동한다고 가정할 때, 이때 65세가 돼 월 연금액 100만원을 받는 1971년생 수급 예정자가 2060년까지 25년간 연금을 받으면 수급액은 7천273만원(현행 3억8천436만원→3억1천162만원) 줄어든다.
같은 방식으로 20대인 1996년생, 30대인 1986년생, 40대인 1976년생의 25년간 예상 연금수급액을 계산한 결과 이들의 자동조정장치 적용 후 삭감 금액은 각각 96년생 7천250만원, 86년생과 76년생 각 7천293만원인 것으로 계산됐다.
김선민 의원은 "자동조정장치가 포함된 연금개혁안은 물가가 오른 만큼 연금액도 많아져 실질가치가 보장된다고 홍보하던 국민연금을 사실상 민간연금으로 만들어버린 '연금개악'"이라고 비판하며 "국회에서 연금개혁 논의 시 사실상 '자동삭감장치'인 자동조정장치의 도입 필요성에 대해 철저히 검증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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