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메뉴 보기 검색

뜨거운 물 붓고 달군 냄비로 지지고…치킨집 형제의 만행

지적장애 종업원 착취

지적장애를 가진 종업원의 미숙한 업무가 마음에 들지 않는다는 이유로 뜨거운 물을 붓는 등 여러 범행을 저지른 치킨집 업주 형제에게 실형이 내려졌다. 두 사람의 악행으로 피해자는 오른쪽 귀의 변형이 왔고, 오른팔은 광범위한 화상을 비롯해 여러 흉터가 남았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5일 법조계에 따르면 춘천지법 원주지원 형사2단독은 특수상해와 특수상해교사, 사기, 공갈, 특수절도, 특수강요 등의 혐의로 불구속 기소된 A(29)·B(31)씨 형제에게 각각 징역 4년과 1년을 선고하고 법정구속했다. 또 다른 종업원 C(27)씨에게는 특수상해 혐의만 적용해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A씨는 2022년 7월 28일부터 같은 해 11월 중순까지 강원 원주의 한 치킨집에서 직원 D(24)씨가 늦게 출근하거나 주방 보조 일이 미흡하다는 이유로 단독 폭행하거나 친형 B씨, 종업원 C씨와 공동 범행한 혐의 등으로 기소됐다.

 

법원에 따르면, A씨는 2022년 11월 중순 26㎝ 길이 공구로 D씨의 엉덩이·머리·어깨를 포함한 전신을 여러 차례 내려쳤다. 같은 달 말에는 책상에 D씨의 왼팔을 올리도록 해 망치로 내리치는 등 상해를 입었다.

 

A씨 형제는 그해 10월 D씨가 근무 중 도망갔다는 이유로 치킨집 화장실로 데리고 가 옷을 벗게 한 뒤 끓인 물을 오른팔에 끼얹고, 달군 냄비로 지지는 등 전치 3주의 2도 화상을 입힌 혐의도 공소장에 포함됐다.

 

이들은 D씨의 지적장애를 악용해 착취하고 많은 범행을 한 것으로 드러났다. 인간 존엄성과 가치를 훼손한 범행이라고 판단한 법원은 불구속 상태에서 재판 중이던 두 사람을 사회로부터 격리시켰다.

 

재판부는 “타인의 고통은 아랑곳하지 않고 피해자를 수단으로만 취급했다”면서 “특히 A씨의 범행 횟수가 많고 그 종류도 다양할 뿐만 아니라 가해 정도 역시 무겁다”고 판단했다. 이어 “C씨는 가담 정도가 가장 가볍고 피해자가 처벌 불원의 뜻을 밝힌 점 등을 고려해 형을 정했다”고 덧붙였다.


원주=강승훈 기자 shkang@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