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수 고(故) 신해철이 생계가 힘들었던 순간에도 신념을 놓지 않았다는 증언이 전해졌다.
5일 방송된 MBC ‘우리 형, 신해철’ 특집 2편에는 신해철을 추억하는 이들의 이야기가 담겼다. 특히 신해철이 문화계 블랙리스트에 올라 방송 활동이 중단됐던 시기가 언급됐다.
전 국회의원이자 전태일 열사의 동생인 전순옥씨는 “효순이 미선이 추모대회 시위 현장이나. 그런 데서도 여러 번 만났다. 약자들, 어려움을 겪는 문제에 관심을 가졌던 일들. 그런 건 굉장히 그가 사회에서 자신의 역할을 해냈다고 생각한다”고 추억했다.
라디오 ‘신해철의 고스트 스테이션’ 등 방송이 끊기고, 강연 활동도 중단됐다. 넥스트 멤버들은 “형이 생계를 유지했던 게 대학교나 기업체 강연 이런 걸 많이 다녔다. 거기서 받은 강연료로 생활했는데 그것도 다 끊어진 거다”고 회상했다.
경제적 어려움이 닥쳐왔지만 그는 사회적 목소리 내기를 멈추지 않았다. 이에 대해 가수 김장훈은 “해철이도 그렇고 저도 그렇고. 그게 막 아무런 생각이 없어서 한 게 아니다. 우리도 겁이 났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하지만 인간을 위해 노래가 있고 노래하는 거다. 인간에게 부당하고 불합리하는 일이 일어나. 근데 그걸 보고 뒤가 걱정된다고, 나에게 불이익이 올까봐 등을 돌리고 무대에서 노래하는 게 가식 같았다”고 설명했다.
김장훈은 “불의와 싸우고 그 마음 그대로 노래하면 그게 가수가 아닌가. 둘의 생각이 똑같았다”라고 노래하는 이유와 사회적 목소리를 냈던 이유가 같았다고 전했다.
한편 이명박 정부 시절 이외수, 조정래 등 소설가는 물론 배우 문성근, 명계남, 영화감독 이창동, 봉준호 등 연예계 인물들을 블랙리스트에 올려 퇴출 활동을 전개했음이 뒤늦게 밝혀진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