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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金여사 벼르는 野 vs 이재명 겨냥한 與… ‘정쟁 국감’ 불가피 [2024 국정감사]

박찬대 “대통령 부부 의혹 낱낱이 규명
전체 상임위 전방위적 압박 국감 진행”
추경호 “민주 민생 외면한 채 정쟁의 장
이재명 방탄 위한 탄핵 정국 조성 목적”

김영선·명태균·유동규·남욱·문다혜…
상임위 증인 채택 놓고도 신경전 치열
野 “대상 누구든 동행명령장 발부 검토”
與 “무소불위의 힘 휘두르겠다는 발상”

제22대 국회 첫 국정감사가 7일 막을 올리는 가운데 야당은 6일 국감과 관련해 “대통령 부부의 국정농단 부정비리 의혹을 낱낱이 규명하고, 그 책임을 끝까지 묻겠다”고 밝혔다. 특히 명품가방 수수 의혹 검찰 불기소 처분 논란, 공천 개입 의혹,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사건 등 김건희 여사 의혹에 대한 총공세를 벼르는 중이다. 이번 국감을 통해 김건희 특검법 본회의 통과를 위한 ‘지렛대’를 마련하겠단 심산이다. 야당은 11월1일 국감 종료 이후 세 번째 김건희 특검법을 재발의할 예정이다. 두 번째 김건희 특검법이 4일 국회 본회의 재표결에서 부결돼 자동 폐기된 터다.

쌓이는 국감 자료 국정감사를 하루 앞둔 6일 서울 여의도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회의실에서 직원들이 자료를 정리하고 있다. 이재문 기자

여당은 이번 정기 국정감사에서 야당이 ‘김건희 여사 리스크’로 총공세를 펼치려는 것을 두고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의 사법리스크에 대한 대중의 시선을 분산하려는 의도로 보고 있다. 결국 야권 공세에 대응해 여당도 이 대표의 사법리스크를 조준한 맞불 공세에 공들일 모양새다. 이처럼 여야가 서로를 겨냥한 전면전을 예고하면서 22대 국회 첫 국감은 ‘정쟁 국감’이 불가피한 형국이다.

 

민주당 박찬대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윤석열 정권의 총체적 무능과 무대책, 국정실패와 일일이 셀 수도 없는 대통령 부부의 국정농단 부정비리 의혹을 낱낱이 규명하고, 그 책임을 끝까지 묻겠다”고 밝혔다. 그는 “전체 상임위가 동시적이고 집중적으로 추궁하고, 특히 김건희 국정농단 의혹에 대해선 운영위·법사위·행안위·국토위·국방위 등에서 전방위적 압박국감을 진행하겠다”고 강조했다.

박찬대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가 6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2024년 정기국회 국정감사 맞이 기자간담회를 하고 있다. 뉴스1

국민의힘 추경호 원내대표는 이에 “민주당은 민생을 외면한 채 국감을 정쟁의 장으로 몰아가려고 한다”며 “민주당의 의도는 뻔하다. 이재명 대표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와 위증교사 1심 판결이 다음 달로 다가온 데 따라 오로지 ‘이재명 방탄’을 위한 국정마비, 탄핵 정국 조성이 목적”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부당한 정치공세에 단호하게 맞설 것”이라며 “해소되지 못한 민주당과 문재인정부의 의혹에 대해 집요하게 지적할 것”이라고 했다. 원내 핵심관계자도 통화에서 “민주당이 과도하게 정쟁적으로 굴기 때문에 어느 정도 방어는 필요하다고 본다”며 “민주당에서 ‘탄핵’ 이야기를 자꾸 꺼내니 우리는 ‘이재명 구속 운동을 하자’는 이야기도 나온다”고 말했다.

 

이미 각 상임위에선 여야가 증인·참고인 채택을 둘러싸고 신경전이 치열한 터다. 사실상 ‘김건희 국감’을 천명한 민주당은 주요 증인의 경우 동행명령장 발부도 적극 검토한다는 방침이다. 민주당 박 원내대표는 이와 관련해 “국무위원들이 국회를 대한 태도를 보면, 윤석열 대통령이 ‘야당과 싸우라’고 한 요구 때문인지 국민을 대표하는 국회에 대한 태도나 그 내용이 상당히 부족하다고 생각한다”며 “대상이 누구든 적극 (동행명령을) 검토하고 집행할 것”이라고 했다. 그는 동행명령장 발부와 관련해 “(여당과) 협의가 안 되면 (야당 단독으로) 의결해서라도 할 것이다. 여당이 협조하겠나”라고 말하기도 했다.

 

박성준 원내운영수석부대표는 이와 관련해 “국감은 행정부에 대한 견제·감시 기능으로서 중요하다. 증인 출석은 당연히 의무조항이다. 부르면 나와야 하는 것”이라며 “(동행명령장을 발부하는) 사태가 온 건 윤석열 정권에 문제가 있다”고 강조했다. 국민의힘 추 원내대표는 이에 “채택된 증인·참고인의 출석 여부 등은 각자 판단할 것”이라면서도 “(민주당이) 정쟁용으로 화풀이하듯 무소불위의 힘을 휘두르겠단 발상이라면 국회가 자제해야 한다”고 경고했다.

국민의힘 추경호 원내대표가 6일 국회에서 국정감사 및 현안 관련 기자간담회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당장 법제사법위원회에선 민주당 주도로 김 여사 공천개입 의혹 핵심 인물인 김영선 전 의원, 명태균씨를 증인으로 채택했다. 국민의힘은 대장동 개발 의혹 사건과 관련해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과 남욱 변호사를 증인으로 채택하는 안을 추진 중이다. 이 밖에 문재인 전 대통령 관련 검찰 수사에 대해 캐묻기 위해 문 전 대통령의 딸 다혜씨 등에 대한 증인 채택도 검토하고 있다.

 

행정안전위원회에서도 민주당은 김 전 의원과 명씨를 증언대에 세우기로 했고, 이 밖에 대통령 관저 불법 증축 의혹과 관련해 윤재순 대통령실 총무비서관을 증인에 포함시켰다. 국민의힘은 이 대표의 법인카드 사적 유용 의혹과 관련해 노규호 전 경기남부경찰청 수사부장을 증인으로 소환할 예정이다. 교육위원회에선 야당이 김 여사의 석·박사 학위 논문 표절 의혹과 관련해 장윤금 전 숙명여대 총장과 김지용 학교법인 국민학원 이사장 등을 증인으로 단독 채택했다. 김 이사장은 해외출장 일정을 들어 불출석 사유서를 제출한 상태다. 장 전 총장 또한 불출석 사유서를 내진 않았지만 최근 출국한 것으로 전해졌다. 외교통일위원회에선 민주당이 김 여사를, 국민의힘이 문 전 대통령의 배우자 김정숙 여사를 증인으로 부르겠다며 맞서고 있다. 다만 여소야대 국면에서 상대적으로 소수당인 국민의힘이 요구하는 증인 채택은 쉽지 않은 상황이다.


김승환·김나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