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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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리핀 이모’ 체류 최대 3년… 급여 월2회 지급

서울시 10월 개선책 시행

기존 월급제에서 희망자 대상
매월 10, 20일에 나눠주기로
‘야간귀가 확인’은 9월 폐지

‘무단 이탈’ 2명 부산에서 검거
불법취업 확인… 강제출국 방침

필리핀 가사관리사 시범사업 시행 한 달 만에 가사관리사 2명이 이탈하는 사건이 일어나자 서울시가 개선 대책을 마련했다. 급여를 월 1회에서 2회로 나눠 받을 수 있도록 했고, 체류 기간도 최대 3년까지 연장하는 방안을 검토한다.

 

서울시는 이 같은 내용을 담은 ‘외국인 가사관리사 시범사업’ 개선방안을 이달부터 시행한다고 6일 밝혔다. 이번 개선안은 지난달 필리핀 가사관리사 2명의 무단이탈 이후 이달 2일 정책 주무부처인 고용노동부와 서비스 제공기관 등 관계기관 긴급대책회의를 열어 마련한 것이다.

외국인 가사관리사 시범사업에 참여하는 필리핀인 가사관리사들이 지난 8월 6일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입국하고 있다. 공항사진기자단

서울시는 기존 월급제에서 이달부터 희망자를 대상으로 매월 임금을 10일과 20일에 나눠 월 2회 지급하는 안을 시행할 계획이다. 사전조사 결과 가사관리사 38명이 월 2회 지급안을 원한다고 응답한 것으로 전해졌다.

 

근무 여건도 개선한다. 서울시는 오후 10시에 진행하던 ‘야간 귀가 확인’도 지난달 26일부터 폐지하고 전면 자율 운영으로 전환했다고 설명했다. 또 하루에 2가정 이상에서 서비스를 제공할 경우 이용 가정을 최대한 가까운 곳에 배치해 가사관리사의 이동시간을 줄이고 중간에 쉴 수 있는 장소도 제공할 계획이다.

 

시범사업에 참여한 필리핀 가사관리사의 체류 기간 연장도 추진한다. 고용부는 필리핀 가사관리사의 체류 기간이 7개월로 제한돼 고용 불안이 크다는 점을 감안, 고용허가제에 따라 최대 3년으로 연장하는 방안을 추진할 방침이다.

 

한편 추석 연휴에 무단이탈해 잠적했던 필리핀 가사관리사 2명은 부산의 한 숙박업소에서 검거됐다. 법무부에 따르면 부산출입국외국인청 이민특수조사대는 이달 4일 경찰과 합동으로 부산 연제구의 한 숙박업소에서 무단이탈한 필리핀 가사관리사 2명을 붙잡았다.

 

이들은 외국인 가사관리사 시범사업으로 지난 8월 입국한 후 관련 교육을 받고 지난달 3일 처음 출근했다. 그러나 같은 달 중순쯤 연락이 닿지 않았고, 관리를 맡은 서비스제공업체는 무단이탈을 신고했다. 부산출입국외국인청은 이들이 부산의 한 숙박업소에 불법 취업 중인 사실을 확인하고 검거했다. 법무부는 이들이 부산으로 내려간 경위와 불법 취업 배경 등을 조사한 뒤 강제 출국 조치할 예정이다.

 

서울시 관계자는 “법무부의 의견을 존중하고, 향후 가사관리사들의 체류관리에 대해 법과 원칙에 따라 엄정대응해 나갈 것”이라며 “(필리핀 가사관리사에게) 자율성을 부여하되 추가 이탈이 발생하지 않도록 하고, 현장에서 가사관리사들이 불편함 없이 일할 수 있는 근무 환경을 조성하는 방향으로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이병훈 기자, 부산=강승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