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전 대통령의 딸 다혜씨가 음주사고 당일 현장에서 바로 음주 측정을 하고, 인근 파출소로 임의동행해 신원 확인을 한 뒤 귀가한 것으로 파악됐다. 당시 문 씨는 의사소통에는 큰 문제가 없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피해 택시의 블랙박스를 확보한 경찰은 조만간 일정을 조율해 문 씨를 소환할 방침이다.
서울경찰청 고위 관계자는 7일 기자간담회에서 문씨의 음주사고 당일 상황을 묻자 “현장에서 자연스럽게 음주 측정을 한 차례 했고, 출동한 경찰과 함께 바로 인접한 파출소까지 걸어서 임의동행했다”고 밝혔다.
이어 문씨가 본인의 신분을 정확히 밝혔느냐는 질문에 “운전면허증을 통해 확인했고 특별하거나 구체적인 진술은 없었다”면서 의사소통에도 “큰 문제는 없었던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경찰은 피해 택시의 블랙박스 메모리카드를 확보해 분석 중이며 문씨 소환 일정을 조율하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사고 당시 (문 씨의) 동승자는 없는 것으로 파악된다”고 설명했다. 소환조사 공개 여부에 대해서는 “논의한 바 없고 일반적인 절차대로 이제까지 해왔던 기준에 따라 하겠다”고 덧붙였다.
앞서 문 씨는 지난 5일 오전 2시29분쯤 서울 용산구 이태원 해밀톤 호텔 앞에서 차선을 변경하다가 뒤따라오던 택시와 충돌했다. 피해 차량은 택시 표시등이 없는 택시로 확인됐다.
택시 기사의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은 사고 현장에서 곧바로 음주 측정을 했고, 문 씨는 혈중알코올농도 0.149%로 면허 취소 수준이었던 것으로 나타났다.
문 씨가 다른 교통 법규를 위반한 정황도 있다. 언론에 보도된 폐쇄회로(CC)TV 영상에서는 문 씨가 몰던 캐스퍼가 우회전 표시가 있는 2차로에서 좌회전을 시도한 모습이 포착됐다. 당시 신호등에는 빨간불이 켜져 있었다.
또 문 씨는 7시간가량 차선이 하나뿐인 신축공사장 입구 골목길에 불법 주차한 것으로 알려졌다. 해당 구역은 황색 점선으로 표시돼 짧은 정차는 가능해도 장시간 주차는 할 수 없다.
서울경찰청 관계자는 교통법규 위반 정황에 대해 “수사가 진행 중”이라며 “조사가 완료되면 (혐의를) 특정할 수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