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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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레바논 지상전 개시 후 최대규모 폭격 ‘공세’

이·하마스戰 1년… 멈추지 않는 포성

이, 헤즈볼라 무기 저장고 등 융단폭격
가자지구 전역 발사대 등 공습 나서
하마스는 텔아비브에 로켓포 공격

레바논 국경 찾은 네타냐후 “싸우자”
장병들에 전선 확대 불사 전의 보여

인질·희생자 가족 네타냐후에 반감
네타냐후, 희생자 추모비서 단결 강조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 간의 전쟁이 1년을 맞은 7일(현지시간)에도 가자지구와 레바논의 포성은 멈추지 않았다.

 

타임스오브이스라엘 등에 따르면 이스라엘군은 이날 오전 “하마스가 이스라엘을 향해 로켓을 발사하려는 계획을 미리 파악하고 즉각적인 위협을 저지했다”며 하마스가 6시30분에 발사한 4발의 로켓 중 3발을 요격했다고 밝혔다.

“이스라엘, 인질 석방하라” 시위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 간의 전쟁 1년을 맞은 7일(현지시간), 인질 가족 수백 명이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의 기습이 시작된 오전 6시29분에 맞춰 예루살렘에 위치한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 관저 앞에서 인질 석방을 위한 행동을 촉구하는 시위를 벌이고 있다. 예루살렘=UPI연합뉴스

이스라엘군은 이어 가자지구 전역의 발사대와 터널 등도 공습하는 등 즉각 맞불 공격에 나섰다.

 

하마스는 이날 이스라엘 최대도시 텔아비브도 공격했다. 하마스 군사조직 알카삼 여단은 텔레그램 성명을 통해 “텔아비브 깊은 곳으로 M90 로켓을 발사했다”고 밝혔다. 이스라엘군은 30대 여성 2명이 로켓 파편에 맞아 병원으로 이송됐다고 전했다.

 

레바논 무장정파 헤즈볼라와 이스라엘 간의 맞공습도 이어졌다. 이스라엘군은 전날 밤부터 이날 아침까지 베이루트 남부 외곽 지역의 헤즈볼라 무기 저장고 등을 겨냥한 융단폭격을 이어갔다. 비정부기구 ‘무장 분쟁 위치 및 사건 자료 프로젝트’(ACLED)는 이번 공격이 최근 2주간의 이스라엘 공습 가운데 가장 격렬했다고 분석했다. 헤즈볼라도 이스라엘에서 3번째로 큰 도시인 하이파에 미사일을 발사해 최소 10명의 부상자가 발생한 것으로 알려졌다. 오후 들어선 공세를 강화했다. 이스라엘군은 이날 오후 헤즈볼라 진지를 겨냥한 ‘광범위한 공습‘을 실시했으며, 제한적·국지적 지상작전을 벌이고 있는 레바논 남부에 북부사령부 산하 91사단을 투입했다. 91사단은 가자지구에서 지난 1년간 교전한 부대다.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전선 확대’ 방침을 고수하고 있다. AFP통신에 따르면 네타냐후 총리는 6일 레바논 국경의 이스라엘 군사 기지를 찾아 이스라엘군이 “놀라운 일들”을 하고 있다면서 “신의 도우심으로 우리는 함께 싸울 것이며 함께 이길 것”이라고 전의를 불태웠다. 네타냐후 총리는 5일 영상 연설에서도 “이스라엘은 ‘문명의 적들’에 맞서 7개 전선에서 스스로를 방어하고 있다”며 “우리는 이란을 상대로도 싸우고 있다”고 대립각을 끌어올렸다. 네타냐후 총리는 7일에는 전쟁 1년을 맞아 정부 회의 후 안보 브리핑을 소집했다. 타임스오브이스라엘은 론 더머 이스라엘 전략담당 장관과 장-노엘 바로 프랑스 외무장관의 예정됐던 회담이 막판에 연기된 걸로 보아 “긴급한 사안”인 걸로 해석된다고 보도했다.

이란 미사일 요격하는 아이언돔 1일(현지시간) 이스라엘 남부도시 아슈켈론의 하늘에서 이란이 발사한 미사일을 이스라엘군의 아이언돔 등 대공 방어망이 요격하고 있다. 레바논 친이란 무장정파 헤즈볼라 수장 하산 나스랄라 살해에 대한 보복을 공언해온 이란은 이날 이스라엘 전역에 대규모 미사일 공습을 감행했다. 아슈켈론=AP연합뉴스

네타냐후 총리가 전운을 고조시키고 있지만 7일 오전 6시29분, 예루살렘 아자 거리에는 2분간의 묵념 사이렌이 울려 퍼졌다. 지난해 하마스에 붙잡혀 가 1년째 돌아오지 못하고 있는 이스라엘 인질 가족들은 침착한 표정으로 희생자들을 기리는 추모식을 시작했다. 나할 오즈 기지에서 인질로 붙잡힌 이스라엘 여군 리리 알바그의 아버지 시리는 “지난 1년은 악몽과도 같았다”고 회상했다. 그는 아자 거리 인근에 있는 네타냐후 총리의 자택을 가리키며 “우리는 군사 작전은 기억하지 않을 것이다. 우리가 영원히 기억할 것은 101명의 인질”이라 말했다고 타임스오브이스라엘은 전했다.

 

개전 1년을 맞아 인질 가족들이 주최한 추모식은 휴전 및 인질 협상을 거부하고 맹공세를 이어가고 있는 네타냐후 총리를 향한 반감을 보여준다. 인질 가족들은 이스라엘 정부가 주최하는 추모식 참석을 거부하고, 자체적으로 모금 행사를 벌여 이날 텔아비브에서 별도의 추모식을 열었다. 추모식을 기획한 조나단 심리즈는 로이터통신에 “(지난해 10월) 7일 국가는 없었고, 군대도 없었다. 시민들만 있었다. 정부 행사에서는 그들의 과오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을 것”이라고 비판했다.

 

네타냐후 총리는 내부 여론 분열을 의식한 듯 이날 가자지구 전쟁으로 사망한 87명의 희생자를 기리는 추모비를 찾아 “단결”을 강조했다. 그는 “우리는 전사자들과 인질들, 그리고 조국과 국가를 지키기 위해 쓰러진 영웅들을 기억한다”며 “수개월간 전쟁이 우리에게 잘 가르쳐줬듯이 우리의 힘은 단결에 있다. 함께해야만 승리할 수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지안 기자 easy@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