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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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상없는데 암이라고요?"...50대 남성 주의해야 [건강+]

전립선암, 남성 5대암 중 가파른 증가세
예후 좋지만...증상 없어 치료시기 놓치기도

50대 이상의 남성이라면 특히 조심해야할 암이 있다. 남성 5대암으로 꼽히는 폐암과 위암, 대장암, 간암도 아닌 바로 전립선암이다.

 

6일 더불어민주당 남인순 국회의원이 국민건강보험공단으로부터 제출받은 국정감사 자료에 따르면, 최근 5년간 전립선암의 진료 인원과 진료비가 가장 많이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진료 인원은 2019년 9만 6953명에서 2024년 13만 4940명으로 39.2%(3만 7987명) 늘었다. 진료비는 총 진료비 평균 증가율의(30%) 두 배에 달하는 60.8%(2016억원)가 급증해 1위를 기록했다.

 

전립선은 고환·정낭과 함께 생식 기능을 하는 기관이다. 정액 성분의 30%를 생산하며, 고환에서 만들어진 정자에 영양을 공급하는 역할도 한다. 전립선암 발병률은 고령 인구 증가와 더불어 서구화된 식습관으로 인해 가파르게 상승하고 있다. 경제개발협력기구(OECD) 회원국에서 남성 암 발병률 1위다. 미국에 환자가 가장 많고 한국에서도 최근 대장암을 제치고 폐암·위암에 이어 남성 암 3위를 기록했다.

 

사진 연합뉴스.

 

전립선암은 초기에 별다른 증상이 없다. 암이 어느 정도 진행되고 나서야 배뇨증상과 각종 전이 관련한 증상이 생긴다. 이 때문에 치료시기를 놓치는 경우가 적지 않다.

 

경희대학교병원 비뇨의학과 이정우 교수는 세계일보와의 인터뷰에서 “소변보기가 힘들어지거나 소변을 다 보고 난 후에도 잔뇨감이 들게 된다. 뼈로 전이된 경우엔 뼈에 통증이 있거나 골절이 되기도 한다”고 설명했다. 이 교수는 “우연히 건강검진을 하다가 발견되는 경우가 많고 전립선비대증이 생겨서 검사하다가 발견되는 경우도 적지 않다”고 덧붙였다.

 

전립선암은 진행이 느려 예후가 좋지만 다른 장기로 전이되면 치료가 어렵고 사망률도 높다.

전이되지 않은 초기암의 경우엔 90% 이상 완치가 가능하다. 이 교수는 “50세 이상 남자들의 경우, 매년 혈중 전립선특이항원(PSA) 측정 검사와 직장수지검사를 받을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한편 진료 인원 증가율이 전립선암 다음으로 높은 암은 신장암(32.9%)이다. 췌장암(31.6%), 유방암(27.5%), 폐암(26.6%), 갑상샘암(12%), 대장암(9.1%), 간암(4%), 위암(0.2%) 순이다. 주요 암 중 자궁경부암은 3.9% 줄었다. 진료비 증가율 순서도 비슷하다. 전립선암(60.8%)이 가장 높고, 신장·췌장·유방암 등이 뒤를 이었다. 자궁경부암은 진료 인원은 줄었지만, 진료비는 5.8% 늘었다.


이진우 기자 realstone@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