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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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떻게 여자배구는 셋방살이에서 겨울스포츠의 꽃으로 거듭났나…V리그 여자부 20년 역사 담은 ‘V리그 연대기’ 출간

2005년은 한국 배구, 나아가 프로배구에게 특별한 해로 기억된다. 실업리그로 진행되던 한국 성인배구는 2005년 V리그가 출범하면서 프로화됐다. 다만 여자 배구는 출범 당시부터 2010년대 후반까지, 오랜 기간 남자 프로배구의 인기에 가려 빛을 보지 못했다. 평일 경기는 퇴근 시간 이전인 17시에 열려야 했고, 남자팀과 홈 구장을 함께 쓰는 여자팀은 마치 셋방살이하는 기분을 느끼기도 해야했다. 심지어 연고지에서 밀려났던 경험도 있는 여자배구다.

 

김연경

100년에 한 번 나올까 말까한 재능을 보유한 김연경을 위시로 뛰어난 선수들이 쏟아져 나오면서 여자배구의 위상과 인기는 점점 올라가기 시작했다. 2012 런던 올림픽 4강 신화로 국제 경쟁력을 입증한 여자배구는 이재영, 이다영 ‘쌍둥이 자매’가 아이돌급의 인기를 누리며 인기몰이에 나서며 남자배구의 인기를 넘보기 시작했다. 그리고 2021년에 열린 2020 도쿄 올림픽에서 또 한 번 ‘4강 신화’를 재현하면서 그 인기는 절정에 이르렀다. 이제는 남자배구는 물론 남녀 프로농구를 제치고 명실상부 최고의 인기를 누리는 ‘겨울스포츠의 꽃’이 여자 배구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러한 여자배구의 2005년부터 20년간 이어져온 V리그의 역사와 선수들의 활약을 총망라한 책인 ‘V리그 연대기’가 출간돼 주목을 끈다. 오랜 기간 배구장을 지키며 V리그의 역사를 함께 해온 류한준 아이뉴스 기자와 김효경 중앙일보 기자가 꼼꼼하고 세심하게 2005시즌 프로배구 출범부터 2023~2024시즌까지 한국 여자프로배구 20년 역사를 정리했다.

 

우선 정규리그의 레이스 전개와 챔피언결정전의 결정적 장면, 해당 시즌 팀별 포지션 전력, FA와 트레이드 움직임 등을 빠짐없이 다뤘다. 또 무엇보다 선수들과의 인터뷰를 통해 성장 과정과 계기, 우승을 향한 질주, 이적 배경 등 속 깊은 사연들을 담았다.

 

1부 ‘시즌 스케치’와 2부 ‘열정의 역사‘로 구성됐다. 1부에선 리그가 출범한 첫해 풍경과 함께 김연경의 등장을 비롯해 각 구단을 대표했던 스타의 탄생, 우승의 영광을 함께 했던 외국인 선수 등의 스토리를 담았다. 2부는 코트에서만 느낄 수 있는 강렬한 에너지와 웜업존의 긴장감 등 현장 스토리를 전했다. 마무리까지 최고의 경기력을 보여주는 선수들의 모습까지, 열정의 역사를 담았다.

 

‘식빵언니’ 김연경도 추천사를 남겼다. 김연경은 “여전히 2005년 떨리는 마음으로 경기에 나섰던 그 장면이 생생히 기억납니다. 이후 20년 동안 국내외에서 숨 가쁘게 달려온 그날들을 다시 한 번 이 책을 통해 기억하고 추억할 수 있었습니다. 또 저와 동료들의 소중한 인생의 한 페이지를 팬들과 함께 나눌 수 있음에 감사를 전합니다. 앞으로도 펼쳐질 우리들의 이야기를 기대해주세요”라고 이 책을 팬들에게 추천했다. 

 

박정아

‘클러치박’ 박정아(페퍼저축은행)도 “프로배구 역사의 현장과 선수들의 활약 등을 눈앞에 그리듯 생생히 담고 있어 선수뿐 아니라 팬들까지도 추억에 잠기게 해주는 책이다. 선수들이 어떻게 성장해왔는지 궁금한 배구 팬들에게 적극 추천한다”고 거들었다.


남정훈 기자 che@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