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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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해 오징어 “씨 말랐나?”…경북 위판량 4년 새 86% 줄어

‘오징어 주산지’ 경북, 이제는 옛말?
2만653t→2793t 급감 ‘뚝’
전국적으로 위판량 절반 줄어

‘살오징어’는 우리가 일반적으로 ‘오징어’라고 부르는 동해가 주산지인 오징어를 말한다. 밥반찬이나 술안주로 사랑받던 오징어의 위판량은 해를 거듭할수록 크게 줄면서 금처럼 귀하다는 의미의 ‘금징어’라는 별칭까지 붙었다. 최근 오징어 최대 주산지인 경북의 위판량은 그야말로 심각한 수준이다.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소속 국민의힘 정희용 의원이 8일 해양수산부에서 받은 자료에 따르면 전국적으로 오징어 위판량은 2020년 5만4069t에서 지난해 2만7196t으로 절반가량 줄었다.

사진=연합뉴스

가장 큰 폭의 감소세를 보인 건 경북이다. 2020년만 해도 전체 생산량의 절반 이상인 2만653t을 판매하던 경북은 지난해에는 2793t에 그쳤다. 4년 사이 위판량이 86% 줄어든 셈이다. 올해 위판량은 8월까지 1978t에 머물러 ‘오징어 씨가 말랐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 밖에도 4년 사이 강원은 8732t에서 1486t, 부산은 6029t에서 4677t, 경남은 6204t에서 5598t으로 줄었다. 반면 전북은 같은 기간 1579t에서 1679t, 충남은 4863t에서 5688t, 제주는 850t에서 871t으로 위판량이 늘었다.

 

오징어 어획량 감소는 온난화에 따른 어장 변화와 중국 어선의 남획이 원인으로 지목된다. 여름철 동해의 표층 평균 수온은 지난해 25.8도로 전년보다 2.3도 더 높았다. 여기에 2004년부터 북한수역 조업권을 따낸 수백 척의 중국 어선이 동해상에서 오징어를 싹쓸이하고 있다. 이 때문에 오징어 조업을 포기하는 어민도 속출하고 있다.

 

정 의원은 “기후변화에 따른 자원과 어황 변동에 직접적으로 영향을 받는 어업인을 보호하고 지원하기 위한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면서 “정부는 어업인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도록 불필요한 규제를 신속하고 유연하게 개선해야 한다”고 말했다.


고령=배소영 기자 soso@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