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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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두의 “100세 시대는 없다”…1990년대부터 수명 연장 증가세 둔화

美 연구팀 "21세기 극적인 수명 연장 불가능"
현대의학으로 수명 연장 한계 있다는 해석

1990년대부터 기대수명 증가세 둔화

‘100세 인생’을 얘기하는 이들이 늘고 있다. ‘영포티(young forty)영피프티(young fifty)’들은 100세 시대를 꿈꾸며 미래를 준비하고 있다. 과연 이들은 ‘100세 인생’을 즐길 수 있을까. 아쉽게도 100세에 도달할 확률이 매우 적다는 연구가 발표됐다. 20세기 공중 보건과 의학 발전으로 전 세계 기대수명이 계속 증가해 왔으나 1990년대 이후 증가세가 둔화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사진. 게티이미지뱅크.

미국 일리노이대 시카고 캠퍼스 제이 올샨스키 교수팀은 8일 과학 저널 네이처 노화(Nature Aging)에서 현재 기대수명이 가장 높은 한국·일본 등 8개국과 홍콩·미국의 1990~2019년 사망률 데이터를 분석해 이런 결과를 얻었다고 밝혔다.

 

연구팀은 이번 연구에 대해 “생물학적 노화 속도를 조절하고 건강과 수명을 좌우하는 주요 요인을 근본적으로 변화시키는 게 가능해지지 않는 이상 수명이 크게 연장되는 것이 불가능하다는 것을 시사한다”고 말했다. 현대 의학으로는 수명 연장에 한계가 있다는 것으로 해석된다.

 

20세기 동안 의학 발전으로 중년기·노년기 사망률이 줄면서 기대수명이 10년마다 약 3년씩 증가했다.

할머니(왼쪽), 할아버지가 마주보고 앉아 대화를 나누고 있다. 연합뉴스

이런 기대수명 증가 추세가 계속되면서 21세기에 태어나는 어린이들은 100세 이상 살 것이라는 예측이 나왔다.

 

연구팀은 이 연구에서 현재 세계에서 기대수명이 가장 높은 일본, 한국, 호주, 프랑스, 이탈리아, 스위스, 스웨덴, 스페인 등 8개국과 홍콩·미국의 사망률 데이터를 이용해 1990년에서 2019년 사이 사망률과 기대수명 변화를 분석했다.

 

결과는 실망적이다. 20세기 내내 이어진 기대수명 증가세가 1990년 이후 전반적으로 둔화하고 있다. 특히 미국의 증가세 감소가 두드러지고 있다.

 

2010년 이후에는 둔화세가 더욱 뚜렷해졌다. 최근 수년간 태어난 어린이가 100세에 도달할 확률은 여성은 5.3%, 남성은 1.8%로 이전 출생자들보다 더 낮은 것으로 분석됐다.

 

2019년에 태어난 어린이가 100세까지 살 확률이 가장 높은 국가는 홍콩으로 여성은 12.8%, 남성은 4.4%가 예상됐다. 미국의 경우 2019년생이 100세까지 살 확률은 여성이 3.1%, 남성은 1.3%였다.

그래픽=게티이미지뱅크

연구진은 100세까지의 생존율은 남성 5%, 여성 15%를 넘지 않을 것으로 전망하면서, 생물학적 노화 과정이 둔화하지 않는 한 인간 기대수명의 극적인 연장은 21세기에 어렵다고 결론지었다.

 

한편 우리나라의 고령화가 빠르게 진행되고 있는 가운데, 100세 이상 노인 인구가 지난해 7000명을 넘어선 것으로 나타났다. 남인순 더불어민주당 의원(서울송파구병)이 통계청에서 받은 ‘100세 이상 인구 현황’에 따르면 100세 이상 인구는 2019년 4874명에서 2023년 7634명으로 56.63% 증가했다. 지난해 기준 남성은 1298명(17%), 여성은 6336명(83%)으로 100세 이상 여성 인구가 남성보다 4.8배 이상 많다.


김기환 기자 kkh@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