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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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행자 ‘쿵’ 들이받아 숨졌다...“음주운전? 안했는데” 오리발 내민 30대

경찰 로고. 뉴시스

 

술에 취한 채 운전하다가 횡단보도를 건너던 20대 보행자를 차로 치어 숨지게 한 30대가 운전 사실을 부인하다가 구속됐다.

 

8일 법조계에 따르면 대전지법(송선양 영장 전담 부장판사)은 특정 범죄 가중 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도주치사, 위험운전치사) 및 도로교통법 위반(음주운전) 혐의를 받는 내국인 A씨(30대)에게 구속 영장을 발부했다.

 

전날 그에 대한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거친 재판부가 “도주할 염려가 있다”고 판단한 것이다.

 

A씨는 지난 8월13일 오전 2시10분쯤 대전 유성구 봉명동에 위치한 횡단보도에서 회사 소유의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으로 20대 보행자 B씨를 들이받아 숨지게 한 혐의를 받는다. 그는 충남 논산에서 술을 마신 뒤 대전까지 약 40km를 운전한 혐의도 있다.

 

조사 결과 A씨의 혈중알코올농도는 면허 취소 수준(0.08%)이었던 것으로 파악됐다. 당시 차 안에는 그를 비롯해 함께 일하는 30대 외국인 근로자 B씨와 C씨도 함께 탑승해있던 상태였다. 이 중 1명은 사고 직후 달아났다가 인근 현장에서 검거됐다.

 

그뿐만이 아니다. A씨는 보행자를 치어 숨지게 한 것도 모자라 인근 가로등과 갓길에 주차됐던 버스까지 들이받았다. 그는 사고의 충격으로 SUV가 전복돼서야 질주를 멈춘 것으로 확인됐다.

 

이번 사고로 A씨는 중상을 입어 입원 치료를 받은 상태다. 외국인 근로자 1명은 경상으로 병원 치료를 받은 뒤 퇴원했으며 도망친 근로자의 경우 불법체류자로 확인됐다. 이에 출입국관리사무소에 신병이 인계됐다.

 

이들은 조사 과정에서 모두 ‘자신들이 운전하지 않았다’고 범행을 부인했다. 경찰은 블랙박스 영상과 차량 현장 감식, 지문 분석, 폐쇄회로(CC)TV 영상 분석 등을 종합해 결정적인 단서를 확보했다. 이어 2차에 걸친 대면조사 등으로 A씨를 피의자로 특정했다.


박가연 온라인 뉴스 기자 gpy19@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