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완섭 환경부 장관이 분리배출 O·X 문제를 풀며 일부 질문에 대해 ‘잘 모르겠다’고 답했다. 복잡한 분리배출에 대한 시민들의 불만이 커진 상황에서 환경부 장관다운 책임감 있는 태도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인다.
“즉석밥 용기 재활용? 안 먹어서 잘 몰라”
김완섭 환경부 장관은 8일 오전 국회 환경노동위원회에서 열린 국정감사에서 박홍배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제시한 퀴즈 형태의 질문에 답변했다.
‘즉석밥 용기는 플라스틱으로 배출해야 되는가’라는 질문에 김 장관은 “플라스틱 밥을 잘 안 먹기 때문에 잘 모르겠다”고 답변했다.
즉석밥 용기는 재활용 표기로 ’OTHER‘라고 적혀 있다. 플라스틱으로는 재활용이 잘 안되기 때문에 종량제 봉투에 버려야 한다. 즉석 죽 용기와 함께 분리배출에 있어 시민들을 헷갈리게 하는 품목이다.
곧이어 깨진 유리병 분리배출에 대한 질문에 김 장관은 “저는 일반 쓰레기에 버리고 있다”고 답을 맞혔다. 깨진 유리병은 신문지 같은 종이에 싸서 종량제 봉투에 넣어 배출해야 한다.
우유팩 등 종이팩은 종이로 분리배출 하느냐는 질문에 “그렇게 하고 있는데 잘못됐다는 것은 알고 있다”고 잘못된 답을 했다.
“멸균팩 재활용? 그것도 몰라”…분리배출법 모르는 환경부 장관
환경부 기준으로 종이팩·멸균팩은 따로 분리배출 해야 한다. 하지만 현재 공동주택 등에서 종이·멸균팩 분리배출 수거함이 따로 설치되어 있는 곳은 찾기 어려운 것이 현실이다.
특히 멸균팩의 경우에는 재활용 표기에 ‘재활용 어려움’이라고 적혀 있어 아예 분리배출 대상이 아닌 것으로 여겨지는 경우가 많다. 박 의원에 따르면 우리나라 멸균팩 재활용은 2%에 불과하다.
박 의원은 “포장재 재질이 재활용 용이성이 낮다라는 것을 이렇게 어렵게 헷갈리게 표기를 할 이유가 있을까. 이것은 좀 잘못된 거 같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자원의 효율적 이용, 폐기물 발생과 억제, 폐기물 순환 이용 촉진은 환경부의 중요한 미션 중 하나“라고 꼬집었다.
가정에서 애 써서 분리배출 하더라도 생활폐기물의 재활용률이 매우 낮다는 사실은 몇 년 째 논란이 돼 왔다. 최근엔 극도로 낮은 플라스틱 재활용 비율(전세계 9%, 국내 27%)에 대한 근본적인 해결책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플라스틱 생산 자체를 규제해야 한다’는 것.
분리배출에 대한 기본적인 상식이 없는 김 장관의 태도가 무책임하다는 지적이 나올 수수밖에 없는 상황. 복잡한 분리배출과 낮은 재활용 비율에 대해 이날 김 장관은 “집집마다 (분리배출을) 다 하는 게 어려우면 일단 그걸 다 배출하는 곳에서부터라도 먼저 (재활용을) 시작하도록 해보겠다”는 애매모호한 해결책을 내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