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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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폐허 방치’ 죽도, 관광명소로 탈바꿈한다

울산 남구·市교육청 업무협약
2025년까지 전망공간 등 조성키로
“장생포 고래문화특구 연계 개발”

‘내 고향 바닷가 외딴 섬 하나’.

가수 윤수일이 1985년 발표한 ‘환상의 섬’ 노래 가사 일부다. ‘환상의 섬’은 윤수일의 고향인 울산 남구 장생포에 있는 죽도를 그린 노래다.

1965년 당시 죽도 전경. 울산시 제공

오랫동안 환상의 섬이 아닌 폐허로 방치됐던 죽도가 장생포를 대표할 관광명소로 바뀐다. 울산 남구는 8일 “남구 장생포 고래문화특구에 있는 죽도의 소유주인 울산시교육청과 죽도 관광자원화 사업 업무협약식을 맺고, 관련 사업을 본격 추진한다”고 밝혔다.

업무협약에 따라 울산시교육청은 남구에 죽도의 무상사용을 허가했다. 남구는 죽도의 노후된 건축물과 부지 3900여㎡를 정리해 관광자원화하기로 했다. 이달 말까지 무상사용을 위한 울산시교육청 내의 절차가 마무리하면 남구는 내년 4월쯤까지 실시설계를 한 뒤 연말까지 공사 등을 마친다는 계획이다. 죽도 내 건축물은 지역 콘텐츠를 활용한 전시, 장생포 앞바다를 살펴볼 수 있는 전망공간, 편의시설 등을 갖춘 곳으로 만들어진다.

죽도는 장생포 앞 울산항 주변 바다에 있던 섬이다. 1995년 해안을 매립하면서 육지로, 다시 야산으로 변했다. 이후 3층 규모(270여㎡)의 해상교통관제센터를 설치해 사용했지만, 이마저도 2013년쯤 옆 건물로 옮겨가면서 사람의 발길이 끊겼다. 죽도가 장기간 방치된 건 소유주와 관리 주체가 달라서다. 죽도 소유는 울산시교육청이지만, 관할 지자체는 울산 남구다. 남구가 죽도를 장생포 고래마을과 연계한 관광 콘텐츠로 개발하려고 해도 소유주 허락을 받아야 한다. 남구는 죽도 운영관리를 조건으로 무상임대 후 관광 콘텐츠를 개발해 운영하려 했고, 죽도 소유주인 울산시교육청은 죽도를 남구가 유상매입하기를 바랐다. 죽도 매입비는 20억원 정도. 하지만 공공기관 소유 토지를 사들이는 절차가 복잡하고, 땅을 사들이면 방치해둔 건물을 정리하는 등 또 다른 예산을 투입해야 해 무산됐다. 이후 남구는 정부의 남부권 광역관광개발사업에 필요한 기본계획 수립용역을 통해 죽도 활용방안을 다시 찾았다. 남구 관계자는 “장생포 고래문화특구의 다양한 문화·관광시설과 연계해 모두가 즐길 수 있는 관광자원으로 개발하겠다”고 말했다.


울산=이보람 기자 boram@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