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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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무법인 대륙아주, 변협 징계 개시에 AI 서비스 중단…변협 “바람직, 엄중 대처”

“법무부 가이드라인 등 관련 제도 마련을”

법무법인 대륙아주가 대한변호사협회의 징계 개시 청구에 인공지능(AI) 기반 법률 서비스인 ‘AI 대륙아주’를 중단했다. 대한변호사협회는 “바람직한 일”이라며 “변호사 직역에 대한 검토 없이 법률 AI 대국민 서비스를 하는 경우 엄중히 대처한다는 것이 기본 입장”이라고 밝혔다.

 

대륙아주의 이규철 대표 변호사 등은 8일 서울 강남구 대륙아주 대회의실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변협 징계 절차에서 충실히 소명해 AI 대륙아주의 적법성을 입증하되, 서비스를 중단하고 징계 절차가 마무리되면 모든 상황을 고려해 재개 여부를 결정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규철(가운데) 법무법인 대륙아주 경영 전담 대표 변호사가 8일 서울 강남구 대륙아주 대회의실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법무법인 대륙아주 제공

변협은 지난달 24일 변호사법 위반을 이유로 법무법인 대륙아주와 소속 변호사 7명에 대한 징계 개시를 변협 변호사징계위원회에 청구했다.

 

이에 대해 대륙아주는 “변협은 AI 대륙아주가 변호사법상 광고 규정과 동업 금지 조항을 위반했다고 주장하나, 이는 변호사법 규정을 지나치게 확대 해석한 것으로 부당하다”며 “변협 징계는 ‘한국판 붉은 깃발법’으로 리걸 테크 산업의 경쟁력 악화를 초래할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영국이 1865년 마차 산업과 마부의 일자리 보호를 위해 증기기관차 운행을 어렵게 하는 붉은 깃발법을 만들었다가 자동차 산업 주도권을 빼앗긴 데 빗댄 것이다.

 

대륙아주는 “AI 분야를 선도하는 로펌이 되고자 하는 목표와 변호사 도움을 받기 어려운 사람들을 위한 공익적 목적, 네이버에서 제공하는 국산 토종 거대 언어 모델(LLM)을 활용한 최초의 AI 법률 서비스로서 국가 경쟁력을 확보하는 데 일조한다는 사명을 갖고 AI 대륙아주를 시작했다”며 “현재까지 약 5만5000명이 10만건 정도의 질의를 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변협 변호사징계위원회의 공정하고 현명한 판단을 기대한다”면서 “리걸 테크 산업이 움츠러들지 않도록 법무부 법률 AI 가이드라인 등 관련 제도가 하루빨리 마련되기를 고대한다”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변협은 “대륙아주가 제기하는 한국판 붉은 깃발법이란 주장은 변협의 정책에 대한 이해가 부족한 데서 비롯된 것으로 본다”며 “해외에서도 법률 관련 AI의 경우 높은 단계의 통제를 하는 내용의 가이드라인 등을 준비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반박했다. 이어 “변협은 기술 발전을 막는 것이 아니고, 변호사법 위반 소지가 있는 행위에 대한 원칙적 입장을 견지한 것”이라며 “AI에 대한 변협의 입장은 회원들 총의를 수렴하고 법무부와의 협의를 거쳐 조만간 발표될 것”이라고 했다.

 

법무부는 가칭 ‘법률 플랫폼 운영 가이드라인’의 적용 범위와 구체적 내용 등을 논의해 리걸 테크 산업의 안정적인 정착을 도모하고, 국제 기준에 부합하는 법률 서비스 제도 개선을 추진한다는 방침이다.


박진영 기자 jyp@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