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이 세계 3대 채권지수인 세계국채지수(WGBI) 편입에 성공했다. 지난 2022년 9월 편입 직전 단계인 ‘관찰 대상국’에 지정된 이후 네 번째 도전만에 이룬 성과다. 정부는 이번 지수 편입을 계기로 최대 90조원에 달하는 해외 자금이 한국 채권시장에 유입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글로벌 지수 제공업체인 영국 파이낸셜타임스 스톡익스체인지(FTSE) 러셀은 8일(현지시간) 채권 국가 분류 반기별 리뷰 결과에서 한국을 2025년 11월부터 WGBI에 추가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FTSE 러셀은 이번 검토 결과 한국의 시장 접근성 수준이 1단계에서 2단계로 재분류 됐다고 설명했다.
FTSE 러셀은 시장 규모, 국가신용등급, 시장 접근성 수준을 고려해 통상 3월과 9월 WGBI 편입 여부를 정기적으로 결정한다. 그동안 한국은 시장 접근성 수준이 기준에 미치지 못했다.
한국이 WGBI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2.0~2.5% 수준으로 평가된다.
WGBI 추종자금이 2조~2조5000억 달러에 달하는 것을 고려된다. 약 500억~525억 달러의 자금 규모다.
이에 따라 내년 11월부터 단계적으로 최소 500억달러(약 70조원)의 자금이 우리 국채시장에 유입된다. 시중금리와 환율 안정에 든든한 버팀목 역할을 하게 된다.
외환시장 안정성을 확대하는 효과도 기대된다. 자본시장연구원에 따르면 WGBI에 포함된 주요 신흥국들은 공통적으로 미국 달러 대비 환율이 하락하는 효과가 나타났다.
다만, 이번 리뷰에서도 현재 ‘선진시장’(Developed market)으로 분류된 한국 주식시장의 ‘공매도 금지’에 대한 문제 제기가 있었다.
FTSE 러셀은 “금지 조치는 국제 투자 커뮤니티에서 좋은 평가를 받지 못했다”며 “차입 메커니즘의 효율성을 떨어뜨리고 유동성과 가격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그동안 공매도 금지 탓에 우리나라가 관찰대상국으로 지정될 수 있다는 전망이 적지 않았다. 공매도가 내년 3월말 재개되는 일정이 확정된 것을 고려해, 일단 사전경고만 내놓은 것으로 보인다.
FTSE 러셀은 “공매도 금지는 내년 3월 30일까지 연장됐다”며 “금융위원회는 공매도 불법 거래에 대해 더 가혹한 처벌을 도입하고 한국거래소가 관련 시스템을 구축할 것을 예고했다”고 언급했다. 이어 “일부 측면에서 더 자세한 설명이 필요하다”며 “2025년 3월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이런 정보 격차를 신속하게 해결하는 게 중요하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