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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딸 음주운전에 침묵 이어가는 文…“부모로서 할 말 없다”

조국 “文 사과 요구 과해…문다혜 스스로 책임져야”
문재인 전 대통령이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였던 지난 2017년 5월8일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딸 다혜씨와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문재인 전 대통령의 딸 다혜씨가 음주운전 사고로 입건되자 문 전 대통령의 입장을 촉구하는 정치권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야권 측은 “사고 당사자가 스스로 풀어야 할 문제”라고 일축했다.

 

10일 정치권에 따르면 조국 조국혁신당 대표는 문 전 대통령이 도의적 책임을 지고 딸 사고에 입장을 밝혀야 한다는 여권 주장에 대해 지난 8일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를 통해 “좀 과하다고 생각한다”고 선을 그었다.

 

조 대표는 “문다혜씨는 독립한 성인 아닌가. 자신이 잘못한 것에 대해서 자신이 책임져야 한다. 그래서 조사받고 그에 대한 처벌을 받아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당사자가 스스로 문제를 풀어야 한다. 지금은 문다혜씨 자신이 사과하고 책임지는 게 먼저”라고 말했다.

 

이어 “문씨가 나이가 청소년도 아니고 피보호자도 아니다”라며 “본인이 이미 나이가 많이 든 분인데 스스로 책임지고 스스로 자기 입장을 밝히고 해야 한다”고 재차 강조했다.

 

제19대 대선 당시 문재인 후보 캠프 TV 토론 본부장을 맡았던 신경민 더불어민주당 전 의원도 지난 7일 KBS1 라디오 전격시사에서 “변명의 여지가 없다”면서도 “누가 편을 들 수가 없다. 이건 부모도 편을 들 수가 없고 본인이 책임을 져야한다”고 말했다.

 

신 전 의원은 “문 전 대통령 입장에서 보면 딸 문제가 굉장히 아픈 손가락인 것은 확실하다. 이번에 음주 사건까지 겹쳐서 문 전 대통령 입장에서도 부모로서 별로 할 얘기가 없는 상황이 된 것”이라며 “문 전 대통령도 공식적으로 얘기하긴 좀 어려운 상황인 것 같다. 민주당도 마찬가지 입장이고 문 전 대통령과 친하게 지냈던 여러 정치적 세력들도 이 얘기에 대해선 별로 하고 싶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국민의힘 측은 문 전 대통령과 민주당에 관련 입장 표명을 촉구한 바 있다.

 

신주호 국민의힘 상근부대변인은 지난 6일 ‘음주운전 사고는 실수가 아니라 살인행위’라는 제목의 논평을 통해 “조금의 꼬투리라도 있으면 침소봉대해서 과격한 막말 논평을 내어놓던 평소와는 사뭇 다른 모습”이라며 “현직 당 대표가 음주운전 전과자이니, 민주당은 음주운전 정도는 괜찮다고 생각하는 것인가. 민주당 내 도덕적 해이가 만연하게 퍼져 있는 건 아닌지, 우리 국민들은 의구심을 가지고 계신다”고 밝혔다.

 

이어 “민주당이 음주운전을 옹호하는 것이 아니라면 이번 사건에 대한 명확한 입장 표명이 있어야 할 것”이라며 “이번에도 침묵하며 유아무야 넘어가려 든다면 큰 오산”이라고 부연했다.

 

박정훈 국민의힘 의원도 ‘김현정의 뉴스쇼’에서 “일반 사람들도 그렇게 안 하는데 전직 대통령 딸이 그렇게 행동했다는 게 믿기지 않는다”며 “문 전 대통령이 빨리 사과하시는 게 좋을 것 같다”고 말했다.

 

다혜씨는 지난 5일 오전 3시쯤 서울 용산구 이태원 인근에서 술에 취한 채 차량을 몰다가 사고를 내 도로교통법 위반(음주운전) 혐의로 입건됐다. 당시 다혜씨의 혈중알코올농도는 0.14%로 면허 취소 수준이었던 것으로 파악됐다.


김수연 기자 sooya@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