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년 ‘패싱 입당’ 논란을 부른 윤석열 대통령의 국민의힘 입당에 명태균씨 의견이 작용했는지 따져봐야 한다는 취지로 이준석 개혁신당 의원이 10일 강조했다. 명씨는 윤 대통령 부인 김건희 여사의 공천개입 의혹 핵심 인물이다.
이 의원은 이날 오전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 명씨의 주장을 공개한 CBS 라디오 ‘박재홍의 한판승부’ 전날 방송 캡처 화면을 첨부하고, “당의 대통령 후보가 되고자 입당하는 사람이 당 대표와 원내대표가 없는 날짜를 골라 기습 입당한 일은 아마 지난 대통령 선거 과정에서 있었던 가장 황당한 일 중 하나일 것”이라며 이처럼 밝혔다.
방송이 지난 9일 공개한 육성에서 명씨는 “(입당 당일) 나한테 전화가 왔다”며 “‘언제 입당하는 게 좋겠나’ (해서) 제가 그때 ‘말일 날이야’ 아마 그랬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토요일은 기자들 출근 안 하니까 오늘 그냥 들어가세요’”, “그런데 그때 가시대? 진짜. 자기들이 결정해서 마지막에 최종으로 물어봤는지”, “내가 말해서 그냥 바로 갔는지. 하여튼 내가 말하고 나서는 출발했으니까 그렇게 됐다” 등 명씨의 일방적인 주장도 방송에서 들린다.
앞서 2021년 7월30일 직전 검찰총장 신분으로 이뤄진 윤 대통령의 국민의힘 입당 전후에 자신과의 통화가 얽혀 있다는 명씨의 얘기로 해석된다. 명씨는 이처럼 언급하면서도 ‘내가 말해서 그냥 바로 갔는지’라는 의문성 표현을 덧대어 알 수 없는 또 다른 이유가 있지 않겠냐는 식으로 라디오에서 부연했다.
자신도 처음 접하는 내용이라면서 이 의원은 명씨의 이른바 ‘패싱 입당’ 권유가 실제로 받아들여졌는지 아니면 명씨의 과장된 인터뷰인지 대통령실이 밝혀달라고 촉구했다. 그는 이미 자신의 13년 정치 인생에서 가장 돌이키고 싶은 순간으로 윤 대통령의 ‘패싱 입당’을 꼽은 바 있다.
지난 6월 뉴스1이 공개한 인터뷰에서 이 의원은 “선거를 앞두고 있어 ‘좋은 게 좋은 거지’하고 넘어갔다”며, “그때부터 윤 대통령이 당에 대해 잘못된 개념을 장착하고 급기야 저렇게 망가지는 길로 간 것이 아닌가 생각한다”고 돌아봤다. 당시 더불어민주당이 주도하는 국회 원(院) 구성에 반발한 국민의힘의 상임위 전면 보이콧 비판 대목에서 이 의원은 이처럼 말했다.
국민의힘 대표이던 이 의원이 지방 일정으로 자리를 비우는 바람에 대외협력위원장을 맡고 있던 권영세 의원이 윤 대통령의 입당원서를 대신 받으면서 ‘패싱 입당’ 지적이 나왔다. 호남 방문으로 서울을 비운 이 의원의 일정을 몰랐다는 게 당시 윤 대통령 입장이었지만, 당 대표 일정은 하루 전에 공지되는 만큼 ‘모르쇠 전략’ 아니냐는 반응을 일부에서 낳았다.
이 의원의 입당 압박 등에 대한 윤 대통령과 주변의 불편한 심기가 작용했다는 얘기인데, 같은 해 8월10일 전후 입당 관측까지도 앞당긴 결과여서 일부는 ‘기습 입당’이라는 표현을 썼다. 난무하는 입당 관측으로 국민의힘에 혼선과 누를 끼칠 수 없다며 결심 몇 시간만의 입당이라는 게 당시 윤 대통령의 입장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