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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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준석 “尹이 명태균의 ‘패싱 입당’ 권유 받아들였나… 대통령실이 밝혀야”

이준석 개혁신당 의원, SNS에서 “아니면 명태균씨의 과장인가”
2021년 7월30일 당시 윤석열 대선 예비후보가 서울 여의도 국민의힘 중앙당 당사를 방문해 대외협력위원장인 권영세 의원에게 입당원서를 제출하고 있다. 뉴시스

 

2021년 ‘패싱 입당’ 논란을 부른 윤석열 대통령의 국민의힘 입당에 명태균씨 의견이 작용했는지 따져봐야 한다는 취지로 이준석 개혁신당 의원이 10일 강조했다. 명씨는 윤 대통령 부인 김건희 여사의 공천개입 의혹 핵심 인물이다.

 

이 의원은 이날 오전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 명씨의 주장을 공개한 CBS 라디오 ‘박재홍의 한판승부’ 전날 방송 캡처 화면을 첨부하고, “당의 대통령 후보가 되고자 입당하는 사람이 당 대표와 원내대표가 없는 날짜를 골라 기습 입당한 일은 아마 지난 대통령 선거 과정에서 있었던 가장 황당한 일 중 하나일 것”이라며 이처럼 밝혔다.

 

방송이 지난 9일 공개한 육성에서 명씨는 “(입당 당일) 나한테 전화가 왔다”며 “‘언제 입당하는 게 좋겠나’ (해서) 제가 그때 ‘말일 날이야’ 아마 그랬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토요일은 기자들 출근 안 하니까 오늘 그냥 들어가세요’”, “그런데 그때 가시대? 진짜. 자기들이 결정해서 마지막에 최종으로 물어봤는지”, “내가 말해서 그냥 바로 갔는지. 하여튼 내가 말하고 나서는 출발했으니까 그렇게 됐다” 등 명씨의 일방적인 주장도 방송에서 들린다.

 

앞서 2021년 7월30일 직전 검찰총장 신분으로 이뤄진 윤 대통령의 국민의힘 입당 전후에 자신과의 통화가 얽혀 있다는 명씨의 얘기로 해석된다. 명씨는 이처럼 언급하면서도 ‘내가 말해서 그냥 바로 갔는지’라는 의문성 표현을 덧대어 알 수 없는 또 다른 이유가 있지 않겠냐는 식으로 라디오에서 부연했다.

 

이준석 개혁신당 의원. 뉴시스

 

자신도 처음 접하는 내용이라면서 이 의원은 명씨의 이른바 ‘패싱 입당’ 권유가 실제로 받아들여졌는지 아니면 명씨의 과장된 인터뷰인지 대통령실이 밝혀달라고 촉구했다. 그는 이미 자신의 13년 정치 인생에서 가장 돌이키고 싶은 순간으로 윤 대통령의 ‘패싱 입당’을 꼽은 바 있다.

 

지난 6월 뉴스1이 공개한 인터뷰에서 이 의원은 “선거를 앞두고 있어 ‘좋은 게 좋은 거지’하고 넘어갔다”며, “그때부터 윤 대통령이 당에 대해 잘못된 개념을 장착하고 급기야 저렇게 망가지는 길로 간 것이 아닌가 생각한다”고 돌아봤다. 당시 더불어민주당이 주도하는 국회 원(院) 구성에 반발한 국민의힘의 상임위 전면 보이콧 비판 대목에서 이 의원은 이처럼 말했다.

 

국민의힘 대표이던 이 의원이 지방 일정으로 자리를 비우는 바람에 대외협력위원장을 맡고 있던 권영세 의원이 윤 대통령의 입당원서를 대신 받으면서 ‘패싱 입당’ 지적이 나왔다. 호남 방문으로 서울을 비운 이 의원의 일정을 몰랐다는 게 당시 윤 대통령 입장이었지만, 당 대표 일정은 하루 전에 공지되는 만큼 ‘모르쇠 전략’ 아니냐는 반응을 일부에서 낳았다.

 

이 의원의 입당 압박 등에 대한 윤 대통령과 주변의 불편한 심기가 작용했다는 얘기인데, 같은 해 8월10일 전후 입당 관측까지도 앞당긴 결과여서 일부는 ‘기습 입당’이라는 표현을 썼다. 난무하는 입당 관측으로 국민의힘에 혼선과 누를 끼칠 수 없다며 결심 몇 시간만의 입당이라는 게 당시 윤 대통령의 입장이었다.


김동환 기자 kimcharr@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