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메뉴 보기 검색

매년 부산으로 일본 활어차 2000여대…방사능 검사는 고작 40대뿐

일본 후쿠시마 제1원자력발전소 사진=EPA/연합뉴스

일본산 수산물을 실은 활어차가 매년 2000여대나 국내에 들어오는 것으로 전해졌다.

더 놀라운 사실은 이중 단 40대만 방사능 오염 검사를 한다는 점이다. 더불어민주당 한민수 의원은 검사를 더 강화해야한다고 지적했다.

 

일본은 지금까지 무려 5만톤에 달하는 오염수를 바다에 버린 것으로 전해진다.

 

후쿠시마 제1원전의 1~3호기에는 2011년 사고 당시에 녹은 핵연료와 주변의 구조물이 엉켜붙은 핵연료 잔해가 무려 880t이나 바닥에 깔려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도쿄전력은 당초 2021년부터 핵연료 잔해를 반출할 계획이었지만 장비 문제 등으로 3차례 연기했다. 핵연료 잔해는 극도로 높은 방사선을 방출하기 때문에 인간이 근접할 수 없다.

 

또 후쿠시마 제1원전은 ALPS(다핵종 제거설비)에서 오염수를 처리하고 있지만 삼중수소는 정화할 수 없다.

 

삼중수소는 인체에 유해한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삼중수소는 원소 상태로는 자연에 존재하지 않고, 대부분의 경우 물에 들어 있는 수소를 치환해서 들어가 있다.

 

삼중수소는 흡입이나 섭취를 통해 생물의 체내에 축적되면 DNA 손상을 일으킬 수 있다. 특히 DNA 손상은 유전자 손상 및 변형을 일으켜 세대 간에 영향을 끼칠 수 있으며, 암과 같은 질병을 유발할 수 있다. 또한 정자의 운동능력과 난자의 수정능력에 영향을 줘 가임 능력에 부정적인 영향을 끼쳐 불임을 유발할 수 있다고 전해진다.

 

삼중수소는 지방이나 단백질 등과 결합한 유기결합형 삼중수소(OBT)는 체내에 오래 머물기 때문에 영향이 큰 것으로 전해진다. 삼중수소의 베타선은 비정(range)이 짧기 때문에 외부피폭에는 거의 기여하지 않다. 하지만 삼중수소수 형태로 존재하는 경우 정상적인 물과 화학적인 성질이 완전히 똑같다.

 

일본 정부는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에 들어 있는 삼중수소를 대량의 물을 섞어 희석시킨 뒤 바다에 방류하겠다고 밝혔지만 일본 정부의 주장과 달리, 인체 영향에 대해서는 더 살펴볼 필요가 있다는 의견도 있다.

 

즉 ALPS로 오염수를 정화했다고 해서 안전을 보장할 수 있는 건 아닌 것이다. 이런 문제는 당사자인 일본 어민들도 잘 알고 있다.

 

하지만 10일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소속 한민수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원자력안전위원회에서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매년 부산항으로 들어오는 활어차 약 2000대 중 40대에 대해서만 방사능 오염 정밀 검사가 이뤄지고 있다.

 

원안위는 2020년부터 국내에 들어오는 일본 활어차에 대해 방사능 오염 정밀 검사를 하고 있다. 활어차가 싣고 온 일본 근해 바닷물에 포함된 방사능 오염 물질을 검사하는 방식이다.

 

정밀 검사를 도입한 이유는 후쿠시마 원전 사고 발생 이후 일본 수입 해산물에 대한 국민의 우려가 커지면서, 이를 불식하기 위해서다. 후쿠시마 원전 오염처리수 방류가 지난해 8월 시작되면서 방사능 안전에 대한 걱정은 더 커지고 있다.

 

일본 활어차는 2020년 2056대, 2021년 2159대, 2022년 2540대, 지난해 1932대가 부산항으로 들어왔다. 매년 2000대 수준이며 올해도 이와 비슷할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정밀 검사가 이뤄지는 일본 활어차는 분기별 10대씩, 연간 40대에 불과한 것으로 드러났다. 전체 입항 규모를 고려했을 때 검사 대상이 2% 수준에 머무르는 셈이다.

 

 

검사 항목도 단순하다. 원안위는 국내 해역에서 세슘137, 세슘134, 삼중수소, 스트론튬90, 풀루토늄239+240, 아이오딘131, 칼륨40 등 7개 핵종에 대해 정밀 분석을 하고 있다. 반면 일본 활어차에 들어 있는 일본 바닷물에 대해서는 세슘 137 검사만 하고 있다.

 

원안위는 “검사 항목을 늘리면 좋겠지만 시간과 인력 제한이 있어 해양 유출 방사능 핵종 중 가장 비중이 높은 세슘137 핵종만 검사하고 있다”고 해명했다.

 

한 의원은 “후쿠시마 원전 오염처리수에 대한 국민의 불안감이 극심하다”며 “일본 바닷물을 그대로 싣고 오는 활어차 해수에 대해 더 정밀한 검사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현재 2% 수준에 불과한 정밀검사 표본을 더 늘려야 한다”며 “검사 핵종도 1개에서 7개로 더 확장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동준 기자 blondie@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