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가 아니라 무용수가 되는 게 꿈이었는데 서울무용제 홍보대사를 맡게 돼 정말 기쁩니다.”
배우 채시라(56)가 올해 45회째를 맞는 서울무용제 홍보대사로 활동한다.
채시라는 10일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서울무용제 기자간담회에서 “(어려서부터) 제 몸 속에 나름 무용인의 피가 흐른다고 생각하고 살았다”며 “대학도 무용과로 가려했으나 방송 광고 출연을 계기로 연기자의 길을 걷게 됐다”고 설명했다. 그는 1995년 전설적 무용수 최승희의 삶을 다룬 MBC 2부작 드라마 ‘최승희’(1995년)에 주연 배우를 맡기도 했다. “인터뷰 등 기회 있을 때마다 ‘무용수가 꿈이었다’고 하니 출연 제의가 와서 ‘바로 하겠다’고 했어요. 당시 김백봉 선생님한테 45일 간 최승희의 춤 17가지를 열심히 배웠습니다. 발목 부상으로 침을 맞기도 하는 등 무용수들의 고충도 조금 겪었는데, 꿈을 이뤄 행복했어요.” 김백봉(1927∼2023)은 한국 근대 무용을 개척한 최승희(1911∼1967)의 제자이자 동서로 ‘부채춤’과 ‘화관무’ 등을 창시했다.
채시라는 다음 달 1일 개막해 17일까지 열리는 서울무용제 기간 직접 무대에도 오른다. 6일 서울 대학로 아르코예술극장 대극장에서 초청공연으로 선보이는 ‘명작무극장’ 중 순헌무용단이 공연할 ‘청풍명월’ 무대에 함께한다. 거문고 연주에 맞춰 부채를 들고 추는 ‘청풍명월’은 한국 여인의 단아한 마음과 서정적인 정서를 절제된 춤사위로 풀어낸 춤이다. 채시라는 2분여가량 독무를 추고, 숙명여대에서 한국 무용을 전공하는 그의 딸은 군무의 일원로 함께한다. 채시라는 “잠깐이지만 춤 출 수 있는 기회가 주어져 감사하다. 열심히 연습 중”이라며 “이름만 홍보대사가 아니라 공연 작품들도 직접 관람하고 함께 즐기려 한다. 무용가들을 많이 응원해주고 관심 가져주시기 바란다”고 말했다.
‘경계를 허물다’를 주제로 열리는 이번 축제에는 다채로운 작품이 관객과 만난다. 먼저 45회 서울무용제 경연대상부문 후보이자 ‘올해의 춤 작가’로 선정된 안무가 조재혁(신, 시나위:합이위일)·이정연(숨; Exhilaration)·최진수(크리스마스 캐럴)·정유진(오감도:까마귀가 내려다본 세상)의 작품이 주목된다.
대한민국 창작무용의 맥을 이어온 김삼진·조윤라·남정호·임학선의 ‘무.념.무.상(舞.念.舞.想)Ⅰ’과 김영진·안덕기·김형남·최상철의 ‘무.념.무.상(舞.念.舞.想)Ⅱ’, 대한무용협회가 지정하는 ‘명작무’를 소개하는 ‘명작무극장’도 챙겨보면 좋을 작품이다. 이 밖에 경계를 넘어 세대를 아우르는 무용가들의 ‘춤판 시리즈’, 주목받는 차세대 안무가들의 ‘열정춤판’, 춤을 통해 쌓아온 경험과 시간을 춤으로 전하는 ‘남판여판춤판!’ 등 춤의 매력을 알릴 수 있는 무대가 적지 않다.
조남규 대한무용협회 이사장은 “서울무용제를 통해 많은 관객이 차세대 스타 안무가와 무용수를 만나고 ‘무념무상’과 ‘명작무극장’ 등 좋은 무용 작품을 즐겼으면 한다”며 “대중성 있는 무용 축제로 자리잡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