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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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차별 논란 부른 ‘여성전용주차장’ 관리도 부실…서울은 없애기도

사진은 보건소 내 마련된 여성전용주차장. 사진=커뮤니티 갈무리

역차별 논란을 부른 ‘여성전용주차장’을 두고 없애려는 움직임이 나온 가운데 관리도 미흡한 것으로 나타났다.

 

경기도 감사위원회가 10월10일 '임산부의 날'을 맞아 임산부 우선(전용)주차구역 설치 및 운영 실태 특정감사를 실시한 결과 공공청사 등 주차장 165개 중 87개에서 지적사항 88건을 확인했다.

 

이에 서울시가 계획하는 것처럼 ‘가족배려주차장’의 전환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10일 경기도에 따르면 이번 감사는 지난달 2~13일 도민감사관과 함께 도청사, 시군청사, 소속기관 청사, 시군 도서관 등 도내 165개 공공청사를 대상으로 진행했다.

 

그 결과 87개 주차장에서 주차구역 미설치, 바닥면 표시 미흡 등 88건의 지적사항이 발견돼 시정, 권고 등 행정조치했다.

 

임산부 주차구역 설치 의무는 지자체별 조례에 따라 다른데, 조례상 임산부 주차구역 설치가 의무인데도 설치하지 않은 23개 시설은 설치하도록 시정조치 했다. 조례상 설치 의무가 없는 45개 시설에 대해서도 설치의 필요성 등을 고려해 적극적으로 설치하는 방안을 검토하도록 했다.

 

반면 서울 관악구는 그간 역차별 논란에 휩싸인 ‘여성전용주차장’(여성우선주차공간)을 ‘가족배려주차장’으로 변경한다고 지난 3월 밝혔다.

 

이같은 배경에는 논란에 더해 저출생·고령화 시대의 대응을 위한 것으로 전해진다.

 

여성전용주차장은 지난 2009년 서울시에서 처음 도입한 후 전국으로 확산했다. 여성전용주차장은 범죄 예방과 운전이 미숙한 여성 운전자에게 양보를 권장하는 취지로 만들어져 남녀노소 모두 이용 가능했다.

 

하지만 일부에서 명칭을 이유로 ‘여성만 주차해야한다’는 잘못된 인식이 확산했고 이에 역차별 논란으로 번지며 다양한 문제를 일으켰다.

 

이에 구는 지난해 2월 사실상 폐지된 여성전용주차장을 없애고 본격적으로 가족배려주차장으로 조성한다.

 

이를 위해 구는 '서울특별시 관악구 주차장 설치 및 관리 조례'를 일부 개정해 가족배려주차장 조성을 위한 기반을 마련했다. 또 이용 대상 범위를 확대해 더 많은 교통 약자들이 보다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도록 했다.

 

구는 상반기 안으로 공영주차장 내 여성우선주차장 20개소, 약 307면을 가족배려주차장으로 전환한다는 계획이다.

 

앞으로 확산할 가족배려주차장은 임산부, 영유아, 노약자 또는 이들을 동반한 사람이 이용할 수 있다. 설치 비율은 총 주차대수의 10% 이상으로 주차구획선은 흰색 바탕에 꽃담황토색 실선으로 표시한다.


이동준 기자 blondie@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