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이 레바논에 대한 대대적 폭격을 이어가자 레바논 국민들을 응원하는 지지시위도 전 세계 곳곳에서 이어지고 있다. 외신 등을 통해 레바논 국기(사진)가 자주 등장하고 있다. 그런데 이 국기가 사뭇 이채롭다. 나무 한 그루가 국기 한가운데 커다랗게 그려져 있기 때문이다.
이 나무는 지중해 연안 산지에 자생하는 삼나무의 일종인 ‘레바논시다’로 ‘백향목’이라고도 불린다. 구약성경에서 아담이 에덴동산에서 쫓겨날 때 포도, 올리브와 함께 들고 나왔다고 전해지는 신성한 나무이기도 하다.
고대 레바논에는 백향목이 자라는 숲이 많았고, 이 지역에 자리 잡은 페니키아인들은 단단하고 습기에 강한 이 나무를 이용해 배를 만들어 지중해를 누비며 해상 무역을 통해 번영을 누렸다. 레바논인들은 이런 조상들의 영광을 기리며 1943년 프랑스로부터 독립해 공화국을 건국하며 백향목을 국기에 넣었다. 하지만 지금은 레바논에서 백향목을 거의 찾아보기 어렵다. 중동의 사막화와 함께 개체수가 줄어들더니 20세기 초반 이 지역을 지배했던 오스만제국이 철도 침목 용도로 무분별하게 벌채해 그마저도 거의 사라졌다.
국기에만 남은 레바논의 ‘백향목’ [아시나요]
기사입력 2024-10-11 05:00:00
기사수정 2024-10-10 19:32:10
기사수정 2024-10-10 19:32:10
서필웅 기자 seoseo@segye.com
Copyrights ⓒ 세계일보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