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요 외신들은 10일 일제히 한강 작가의 노벨문학상 소식을 ‘놀라운 일(surprise)’이라고 평하며, K컬처의 국제적 위상을 보여줬다고 평가했다.
AP통신은 이날 한강이 한국 작가로는 최초로 노벨문학상을 받았다며 한국 사람이 노벨상을 받은 것은 2000년 김대중 전 대통령이 평화상을 받은 이후로 두 번째라고도 소개했다. 특히 한강의 노벨문학상 수상에 대해 “점점 커지고 있는 한국 문화의 국제적 위상을 반영한다”며 앞서 봉준호 감독이 영화 ‘기생충’으로 오스카상을 받은 사실과 넷플릭스 드라마 ‘오징어 게임’의 흥행, 세계적 그룹 방탄소년단(BTS)과 블랙핑크 등 K팝 그룹도 세계적 명성을 얻고 있다고 전했다.
미국 뉴욕타임스(NYT)는 한강의 소설 ‘채식주의자’에 대해 과거 서평에서 “한국에서 선구자로 칭송받아 마땅하다”고 언급했던 것을 재조명했다. NYT는 “한의 수상은 놀라운 일(surprise)이었다”면서 “전문가들이 올해의 수상 후보로 가장 많이 거론한 사람은 장르에 구애받지 않는 소설을 쓰는 중국의 전위적인 작가인 찬쉐(殘雪)였다”고 전했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도 한강의 채식주의자에 대해 “짧고 기발하고 기억에 남는 소설”이라고 서평한 것을 다시 언급했다.
미국 CNN은 한강이 2019년 출간한 소설집 ‘노랑무늬영원’에 실린 단편 ‘에우로파’를 인용해 그의 작품이 ‘만약 당신이 원하는 대로 살 수 있다면, 당신의 삶은 어떻게 될까?’라는 질문으로 시작한다고 소개하기도 했다.
로이터는 “1970년생인 한강의 아버지(소설가 한승원)도 존경받는 소설가”라며 그가 문학적인 배경을 가지고 있다고 소개했다.
일본 언론은 이날 한강의 노벨문학상 수상 소식을 빠르게 전하며 큰 관심을 표현했다. 특히 “아시아의 여성작가로서는 첫 노벨문학상 수상”이라는 점에 주목했다. 교도통신은 한강의 수상 소식을 보도하며 “올해 노벨문학상은 한국의 여성작가에게 수여됐다”며 “한국인으로서 첫 수상자이고 아시아 여성작가로서도 처음”이라고 전했다. 마이니치신문은 한강을 “현대 한국문학을 대표하는 작가”라고 평가했다.
중국의 카프카로 불리는 자국 작가 찬쉐의 노벨문학상 수상을 내심 기대하던 중국 언론들도 한강의 수상 소식을 속보로 다뤘다.
한강의 소설 ‘작별하지 않는다’를 프랑스어로 펴낸 프랑스 출판사 ‘그라세’(Grasset)는 한강의 수상 소식에 기쁨을 감추지 못했다. 그라세의 조하킴 슈네프 편집자는 “소식을 접했는데 너무 믿을 수가 없었다”며 “언젠가 그가 노벨문학상을 받을 거라고 확신은 했지만 오늘이 그날이 될 거라곤 생각지도 못했다”고 말했다. 그라세는 한강의 노벨상 수상 소식을 담은 띠지를 둘러 작품을 추가 인쇄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