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현대사 비극인 제주4·3을 담은 ‘작별하지 않는다’의 소설가 한강(53)의 노벨 문학상 수상 소식에 제주4·3 관련 단체들이 일제히 “4·3의 아픔을 세계가 공감했다”라며 환영했다.
김종민 제주4·3평화재단 이사장은 “제주4·3에 대해 국내에서도 모르는 사람이 있는데, 이번 노벨 문학상 수상이 제주4·3을 전국화·세계화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김 이사장은 “‘제주4·3 기록유산’의 세계기록유산 등재를 추진 중인데, 노벨상 수상이 기록유산 등재에도 도움이 될 것 같다”고 기대했다.
김창후 제주4·3연구소장도 “역사적 접근에서는 다른 생각이 있지만 문학적으로 한국 현대사의 아픔을 풀어낸 점을 긍정적으로 생각하며 이번 수상으로 제주4·3의 아픔을 세계인과 공감할 수 있는 계기가 될 것 같다”는데 의미를 뒀다.
김창범 제주4·3유족회장은 “제주4·3 역사가 대한민국 국민뿐만 아니라 세계인의 역사로 기억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오영훈 제주도지사는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역사적 트라우마, 보이지 않는 규칙에 맞서고 인간 삶의 연약함을 문학으로 펼쳐냈다는 평가로 노벨문학상을 수상한 한강 작가 덕분에 제주도민은 4·3의 상처를 치유 받고 화해와 상생의 가치를 품고 세계로 나아갈 용기를 얻을 수 있었다”라며 “다시 한번 제주도민과 함께 한강작가의 노벨문학상 수상을 축하드린다”고 강조했다.
더불어민주당 김한규 국회의원(제주시을)은 “우리의 아픈 역사를 배경으로 한 이야기가 세계인들의 마음을 흔들 수 있다는 걸 보여줬다는 점에서 이번 수상이 더욱 뜻깊다고 생각한다”며 “4·3 피해자와 유족들이 큰 위로를 받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제주4·3의 아픔을 담은 ‘작별하지 않는다’는 국가 폭력에 사랑하는 가족을 잃은 평범한 가족 이야기를 문학적으로 풀어냈다. 2023년 프랑스 메디치 외국문학상을 수상했다.
제주4·3은 ‘1947년 3·1절 기념행사에서 경찰 발포에 의한 민간인 사망사고를 계기로 저항과 탄압, 1948년 4월 3일의 봉기에서 1954년 9월 21일 한라산 금족령의 해제 시까지 무력 충돌과 공권력에 의한 진압과정에서 민간인이 집단으로 희생된 사건’을 말한다.
정부 진상조사보고서에는 제주4·3 당시 적게는 1만4000명, 많게는 3만명이 희생된 것으로 잠정 보고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