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벨 문학상 수상자로 선정된 작가 한강은 광주비엔날레와도 인연이 깊다. 한강은 창설 30주년에 열린 제15회 광주비엔날레의 소제목 작명부터 개막 공연까지 일련의 과정을 함께 진행하고 있다.
그는 광주비엔날레 ‘판소리, 모두의 울림’(Pansori, a soundscape of the 21st century) 전시의 3개 섹션 소제목 ‘부딪침 소리’, ‘겹침 소리’, ‘처음 소리’를 작명하면서 니콜라 부리오 예술감독의 전시 기획 의도가 우리말로 잘 전달될 수 있도록 도왔다.
9월 6일 개최된 비엔날레 개막 공연 ‘판소리 마당’(Pansori on stage) 또한 한강이 직접 낭송한 사운드를 배경으로 참여 작가들의 퍼포먼스가 펼쳐져 호평을 받았다. 공연의 중심이 된 이 글은 이번 제15회 광주비엔날레 ‘판소리, 모두의 울림’ 도록에 ‘여는 글’로 수록되어 있다. 소리에 눈을 뜨고 살아있음을 느끼는 존재의 시점으로 쓴 ‘여는 글’은 ‘공간(판)’ 안 모든 존재들의 소리를 동시대 미술로 탐구하는 제15회 ‘판소리, 모두의 울림’ 주제와 깊이 조응한다.
광주비엔날레와 한강의 인연은 2016년 제11회 광주비엔날레에서 시작됐다. ‘채식주의자’(2007)로 맨부커상 인터내셔널을 수상한 2016년, 광주비엔날레 포럼에 초청된 그는 5·18민주화운동이 모티프가 된 소설 ‘소년이 온다’의 일부를 낭독한 바 있다.
2022년 베니스에서 열린 5·18민주화운동 특별전 ‘꽃 핀 쪽으로’(to where the flowers are blooming)는 한강의 소설 ‘소년이 온다’ 6장 제목 ‘꽃 핀 쪽으로’에서 차용한 것이다. 같은 해 전시 연계 프로그램으로 ‘한강 작가와의 대화: ‘소년이 온다’를 읽고’를 온라인으로 진행하기도 했다.
박양우 광주비엔날레 대표이사는 “광주정신을 치열하게 문화예술로 탐색해온 작가 한강의 예술 정신이 광주비엔날레가 추구해 온 지향점과 맞닿아 지속적으로 인연을 맺어 왔다”고 말했다.
제15회 광주비엔날레 ‘판소리, 모두의 울림’은 12월 1일까지 광주 전역에서 펼쳐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