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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도 두통인데 이 병 걸렸나?”...5년새 10만명 늘었다 [건강+]

뇌동맥류 환자 5년만에 2배...18만9961명
흡연자나 가족력 있으면 조기 검진 필요

최근 머릿속 동맥혈관의 일부가 풍선처럼 부풀어 오르는 ‘뇌동맥류’ 환자가 크게 늘고 있다. 증상이 없어서 모르고 지내다가 건강검진에서 우연히 발견하는 사례도 많다.

 

세계일보가 국민건강보험공단으로부터 받은 ‘연도별 뇌동맥류 질환 진료 인원’ 자료를 보면, 2018년 9만9498명의 뇌동맥류 환자 수는 꾸준히 늘어나 지난해 18만9961명으로 급증했다. 5년 만에 두 배, 10만 명 가까이 증가한 것이다. 2014년(5만2298명)과 비교해서는 4배 가까이 늘었다.

 

사진 게티이미지뱅크.

 

뇌동맥류는 뇌동맥 내피에 선천적 결함이나 동맥경화 틈을 혈류가 비집고 들어가 뇌동맥 한쪽이 꽈리 풍선 모양으로 부풀어 오른 상태를 말한다. 크기는 작게는 2mm에서 크게는 50mm 이상까지 다양하다. 40대에서 70대 사이에 흔히 발견되며, 최근 배우 윤계상과 정일우가 뇌동맥류로 수술을 받거나 투병 중이란 사실이 전해지기도 했다.

 

뇌동맥류가 발견됐다고 해서 모두 위험한 것은 아니다. 1% 정도가 출혈을 일으킨다. 하지만 파열하면 대거 뇌출혈을 일으켜 3명중 1명이 사망할 정도로 치명적이다. 60대에 가장 많이 발견되고, 터지는 환자는 70대에 많다. 흡연자이거나, 가족 중에 뇌동맥류가 있으면 터질 위험이 높다.

 

고대구로병원 신경외과 윤원기 교수는 “뇌동맥류가 파열되면 인생에서 전혀 경험하지 못한 정도의 극심한 통증과 두통을 느끼게 된다. 오심, 구토나 뒷목이 뻣뻣한 증상이 동반되며, 심한 경우 두개골 내의 압력이 올라가면서 의식저하, 혼수상태에 빠질 수 있으므로 의심 증상이 나타나면 신속하게 응급실을 방문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윤 교수는 "조기에 발견하면 파열되기 전에 뇌출혈을 예방할 수 있으므로 가족력이 있거나 흡연, 고혈압 등 고위험군에 속한다면 건강검진 시 검사를 받아보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이진우 기자 realstone@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