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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與 “문다혜 음주” 野 “김건희 시찰”…경찰청 국감도 정치 공방 [2024 국정감사]

국회 행정안전위원회의 경찰청 대상 국정감사는 여야간 정치 공방에 집중됐다. 여당은 문재인 전 대통령의 딸 다혜씨의 음주운전 사건을 부각한 반면, 야당은 윤석열 대통령 부인 김건희 여사의 마포대교 시찰과 관련혜 특혜 의혹을 제기했다.

 

이날 행안위가 서울 서대문구 경찰청사에서 진행한 경찰청 및 산하기관 국감의 최대 쟁점은 다혜씨의 음주운전 사건이었다.

 

조지호 경찰청장이 11일 서울 서대문구 경찰청에서 열린 국회 행정안전위원회의 경찰청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의원 질의에 답하고 있다. 뉴스1

조지호 경찰청장은 다혜씨의 출석 조사 공개 여부를 묻는 국민의힘 배준영 의원 질의에 “조사는 모두 비공개가 원칙”이라며 “소환 일정을 조율 중인 것으로 안다”고 답했다.

 

같은 당 이성권 의원이 사건을 담당하는 서울 용산경찰서가 아닌 다른 장소에서 조사할 가능성이 있느냐고 묻자, 조 청장은 “(관할) 경찰서에서 조사하는 게 원칙”이라면서도 “원칙을 준수하는 것이 바람직하나 만약 출석하는 사람의 신변에 위협이 있다면 검토할 수 있다”고 밝혔다. 

 

이 같은 조 청장의 답변은 당초 용산서가 아닌 곳에서 다혜씨를 조사할 수 있다는 의미로 해석됐다. 그러나 경찰청 측은 기자단에 배포한 참고 자료를 통해 조 청장의 발언이 신변안전 조치 등을 검토할 수 있다는 의미로, 조사 장소를 변경한다는 뜻이 아니라고 해명했다.

 

지난 5일 새벽 문다혜씨가 몰던 차량이 우회전 차로에서 좌측 방향지시등을 켜고 교차로에 진입하는 모습. 연합뉴스TV 보도화면 캡처

다혜씨에게 단순 음주운전이 아닌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위험운전치상 혐의를 적용할 수 있느냐는 여당 의원들의 질의에 조 청장은 원론적으로는 검토 대상이라면서도 “사실관계를 확정한 다음에 판단할 문제”라며 신중한 입장을 나타냈다.

 

관련 보도가 사건 발생 후 12시간 만에 나왔다며 피의사실 공표 의혹을 제기한 야당 측에 조 청장은 사건 관련 내용을 첫 언론 보도 직전에 보고받았다면서 “공교롭게 그렇게 됐지만 (비위 사실을 흘린다는 것은) 말도 안 되는 일”이라고 일축했다.

 

다혜씨 음주운전 사건에 대한 질의가 이어지자 여야 의원들 사이에 고성이 오갔다. 신정훈 국회 행안위원장은 “문다혜 인사청문회가 아니다”라며 자제를 요청하기도 했다.

 

윤석열 대통령과 김건희 여사. 대통령실사진기자단

더불어민주당은 지난달 10일 ‘세계 자살 예방의 날’ 당시 김 여사의 마포대교 시찰과 관련해 경찰이 교통 통제에 나선 정황이 있다며 집중적으로 추궁했다.

 

민주당 이광희 의원은 김 여사의 시찰을 두고 “통치권자의 현장시찰 같은 행보”라며 “퇴근길 차량이 통제됐다는 의혹이 제기됐다”고 지적했다. 같은 당 이해식 의원 또한 해당 시간대 접수된 교통불편 신고 112 녹취를 공개하기도 했다. 해당 자료에 따르면 서울 마포서 홍익지구대에는 당일 오후 5시 52분부터 오후 6시 1분까지 총 5건의 불편 신고가 접수됐다.

 

이에 대해 조 청장은 “마포대교 교통통제는 분명히 없었다”며 의혹을 부인했다.

 

야당은 김 여사 관련 수사가 미흡하다는 주장도 제기했다. 민주당 채현일 의원은 “김 여사에 대한 고발 사건 14건은 수사기관들의 공통점이 묻지도 따지지도 않고 불송치, 무혐의, 증거 불충분으로 면죄부를 주고 있다”고 꼬집었다.


백준무 기자 jm100@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