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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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벨병화상’ 비하 댓글 보도 논란에…SBS 결국 사과 “영상 삭제”

“재발 방지 위해 엄중 조치했다”

소설가 한강이 한국 최초 노벨문학상을 수상한 가운데 SBS가 이 소식을 전하는 과정에서 노벨평화상 수상자인 故 김대중 전 대통령을 비하하는 듯한 댓글을 영상에 내보내는 일이 발생했다.

 

결국 SBS는 해당 영상을 바로 삭제하고 사과했다.

 

SBS 유튜브 캡처

 

SBS는 11일 "늦은 시간 급하게 특보를 준비하면서 영상 검수에 소홀함이 있었다"며 "문제를 인지한 후 해당 영상을 삭제했다. 재발 방지를 위해 엄중 조치했다"고 밝혔다.

 

전날 SBS는 '[특보] 한국 문학 새 역사 쓰다…소설가 한강, 노벨 문학상 수상'을 보도했다. '노벨병화상과 비교불가. 문학의 최고존엄 짱'이라는 댓글이 포함됐다. 2000년 노벨평화상을 수상한 김대중(1924~2009) 전 대통령을 비하한 셈이다.

 

평화상을 '병화상'으로 써 의도적인 게 아니냐는 비판이 쏟아졌다. SBS는 해당 영상을 비공개로 전환한 상태다. 한 시민은 "국민신문고를 통해 방송통신심의위원회에 신속심의를 요청했다"고 알렸다.

 

한편 한강은 한국 작가로 최초로 노벨문학상 수상의 영예를 안았다. 한국인이 노벨상을 받은 것은 지난 2000년 평화상을 탄 고(故) 김대중 전 대통령에 이어 두 번째다.

 

스웨덴 한림원은 지난 10일(현지시간) 올해 노벨문학상 수상자로 “한국의 작가 한강을 선정했다”고 밝혔다. 한림원은 “역사적 트라우마에 맞서고 인간 생의 연약함을 드러낸 강렬한 시적 산문”이라며 선정 이유를 밝혔다.

 

한강은 1994년 신춘문예에 단편소설 ‘붉은 닻’이 당선되면서 소설가로 첫발을 내딛었다.

 

2016년 유년 시절 폭력의 트라우마로 육식을 거부하게 된 여자가 서서히 죽음에 다가가는 과정을 그린 대표작 ‘채식주의자’로 ‘맨부커상’ 인터내셔널 부문을 한국인 최초로 수상했다. 맨부커상은 노벨문학상·공쿠르상과 함께 세계 3대 문학상으로 꼽힌다.

 

2023년에는 제주 4·3 사건의 비극을 세 여성의 시선으로 풀어낸 ‘작별하지 않는다’로 프랑스 4대 문학상인 메디치상을 수상했다.


김현주 기자 hjk@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