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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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종시장 단식에도…‘국제정원도시박람회·빛축제’ 개최 무산

시의회 예산 삭감 의결

최민호 세종시장이 단식농성까지 벌이며 예산 처리를 촉구한 국제정원도시박람회와 세종빛축제 개최는 결국 무산됐다.   

 

13일 세종시의회에 따르면 지난 11일 오후 열린 시의회 임시회 1차 본회의에서 정원도시박람회와 빛축제 예산이 ‘0원’으로 올라간 제3회 추가경정예산안을 표결에 부친 결과 찬성 13표, 반대 7표로 가결됐다. 

 

국제정원도시박람회와 세종빛축제 등 자신의 공약사업 예산 통과를 촉구하며 시청 앞에서 단식 농성을 하던 최민호 세종시장이 지난 11일 단식 중단을 선언한 뒤 부축을 받아 병원으로 이동하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모두 찬성표를, 국민의힘 의원은 모두 반대표를 던졌다. 

 

앞서 예산결산위원회는 전날에 이어 이날 오후에도 예결위를 열고 2개 안건을 심사해 전액 삭감했다. 이 예산안은 내부 유보금으로 전환됐다. 유보금은 예비비 성격으로 예산 심의과정에서 삭감된 경비 중 일반예비비에 편성하지 못하는 경비다. 

 

국제정원도시박람회와 세종빛축제는 모두 최민호 시장의 핵심역점사업이다. 2026년 4∼5월 세종호수공원 등에서 열릴 예정이었던 정원도시박람회의 내년도 예산은 14억5000만원이었으나 모두 잘렸다. 내년도 예산으로 확보한 정원도시박람회 국비 77억원도 반납하게 됐다. 사업비 반납으로 시는 향후 국비 확보에서 패널티도 안게됐다. 지난해 처음 열린 세종빛축제도 1년 만에 폐지된다. 올해 예산은 6억원이었다.  

 

김하균 행정부시장은 본회의 의결 직후 최 시장을 대신해 “시장이 박람회와 축제 예산 통과를 위해 절박한 심정으로 곡기를 끊고 단식했음에도 추경안이 전액 삭감된 것에 대해 유감의 말씀을 드린다”며 “이런 상황에서도 의회의 전액 삭감 결정을 받아들일 수밖에 없는 현실에 참담함과 무력함을 느낀다”고 말했다.

 

시의회는 당초 시가 제출한 추경안을 본회의 안건으로 상정하지 않았으나 이현정 예결위원장이 본회의 기명 투표로 결정할 것을 제안하면서 이날 오후 5시 40분쯤 표결이 진행됐다. 

 

두 사업의 예산 부활을 촉구하며 지난 6일부터 엿새째 단식농성을 벌이던 최 시장은 시의회의 예산 전액 삭감 의결 전인 오후 4시 15분쯤 단식 중단을 선언하고 병원으로 이동했다.

 

최 시장은 보도자료에서 “이번 예산안 전액 삭감으로 조직과 국비를 승인해준 중앙정부, 업무협약을 맺은 국제기구로부터 잃은 신뢰를 회복하는 데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이라며 “정부안에 반영된 사업비 77억원도 받을 수 없게 됐고, 박람회를 준비한 화훼농가와 행사를 준비한 공무원의 좌절감은 짐작하기조차 어렵다”고 말했다. 이어 “세종시는 한 단계 도약할 기회와 자족 기능을 확충할 수 있는 발전 동력을 잃게 됐고, 시의 미래에 막중한 책임감이 있는 시장으로서 너무나 안타깝다”면서도 “여기에서 포기하지 않고 세종시의 발전 방향을 다시 수립하겠다”고 덧붙였다.

 

최 시장은 회복되는 대로 시정에 복귀할 것으로 알려졌다. 


세종=강은선 기자 groove@segye.com